공명선거 분위기의 암전(暗轉)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선거일 D-16인 28일 기준 적발된 선거사범은 846명으로 4년 전 제19대 총선 D-16 당시의 620명보다 36.5% 늘어났다. 구체적으로는 선거범죄 3악(惡) 가운데 금품수수 사범은 243명에서 근래 165명으로 수그러들었지만, 흑색선전은 127→334명으로 3배 가까이, 여론조작은 25→88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여론조작과 흑색선전은 인터넷·SNS 기술 발전을 좇아 악성 진화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5→49.9%로 배증해 신종(新種) 범죄로 똬리를 틀었다.

이번 총선은 선거구 획정 지연에 더해 상향식 공천 명분으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도입하면서 신종 범죄 여지가 대폭 넓어졌다. 여론조사에 의존하는 공천과 후보단일화는 그 자체로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할 우려가 큰데, ‘조작’에다 사이비 언론이 가세한 ‘불법 유포’까지 가세하면 선거의 근본을 위협할 수도 있다. 엄정한 대응이 화급하다. 전국 253개 지역구의 944명 후보 가운데 383명, 40.6%가 전과자로 드러나 제18·19대 총선의 15.3%, 20.0%와 대조적인 것도 이런 혼탁 암전과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모든 후보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 만큼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선거사범을 신속히 적발해 엄정 단죄하는 것은 선거 및 사법 당국의 막중한 책임이다. 어떤 불법에도 현혹되거나 흔들리지 않고 의정(議政) 미래를 위해 중심을 잡는 유권자의 각성이 중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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