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향한 13일 간의 ‘공식 선거운동’ 개시(31일 0시)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단일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에 비해 두 야당의 각자 지지율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예견된 일이다.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앞선 후보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더민주 측이 적극적이고, 야권 재야 원로들은 ‘안철수 낙선운동’까지 위협하면서 국민의당 측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오는 4일을 1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그럴싸하게 포장돼 있지만 제대로 따져보면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기 어렵다.

첫째,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안철수 의원이 제1 야당 혁신(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불가능하다며 탈당한 지 3개월 남짓이고, 여기에 동조한 의원들과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당연히 정치 혁신을 놓고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한다. 김종인 비상체제에도 불구하고 더민주 주류가 친노·운동권 세력임이 여실히 확인됐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둘째, 다야(多野) 구도는 필패이며 단일화가 야권 승리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허구(虛構)다. 1노3김 구도로 유명했던 1988년 13대 총선은 헌정사상 첫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를 형성했고, 3당 합당으로 여당 압승이 기대되던 1992년 총선에서도 민주당과 통일국민당으로 분열됐지만 여당은 과반에 실패했다. 1996년 15대에서도 신한국당(139석), 새정치국민회의(79석), 자유민주연합(50석) 등 3당이 의석을 나눠 가졌다. 반대로 야권 후보단일화 성공의 대표적 경우인 2012년에는 당초 야당 압승이 예상됐으나 오히려 여당의 단독 과반 확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야당 수에 관계없이 국민은 현명한 심판을 내리는 것이다.

셋째, 중앙당 차원의 ‘전국적 단일화 배분’이 아닌 지역구 후보 간 단일화는 막후 거래(去來), 사실상의 ‘후보 매수’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곽노현 전 교육감이 단일화와 관련해 ‘사후매수죄’로 처벌된 전례도 있다. 앞으로 2년 뒤 지방자치 선거 등에서의 ‘배려’를 약속하지 않는 단일화 협상이 얼마나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이런 구체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선거 승리만을 노린 단일화는 정당의 존재 이유까지 되묻게 한다. 현재 진행 중인 후보단일화는 정치공학에 기댄 명분 없는 정치 거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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