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 없다. ‘대구’ 역시 보수적 정치 세력의 중심지로서, 조국 근대화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새누리당 내 이른바 ‘대구 진박(眞朴)’ 후보들의 행태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대구 유권자들로부터도 외면받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지역 사정이나 유권자 생각과 무관하게 ‘진박’ 인사만 내세우면 당선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횡행했고, 그 연장선에서 급기야 ‘대통령 존영(尊影)’ 해프닝까지 벌어진 셈이다.

정종섭 후보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수’에 비유하며 “피를 흘리며 예수가 십자가를 지듯 어려운 언덕을 오르고 있다”고 했다. 전날에는 “이번 총선은 배신의 정치 대(對) 의리의 정치 전쟁”이라며, 진박 후보에 밀려 공천 탈락한 인사들을 매도하며 편가르기를 시도했다. 정 후보는 또 과거 장관 시절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구호를 외쳐 선거법 위반 시비를 당하고도, “저를 보면 ‘총선 필승’이 생각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의 좌장인 최경환 대구·경북 선대위원장도 “대구는 정권의 심장으로 작은 구멍 하나 나면 결딴난다(끝장난다)”고 했다. 심지어 선대위 회의 참석차 이날 대구시당을 방문한 김무성 대표에게 옥새 파동으로 출마를 못하게 된 이재만 전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대구를 떠나라” “자폭하라”는 구호까지 외쳤다.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의 뿌리는 스스로 진박이라고 하는 인사들이 대통령 눈에 난 인사들을 치졸한 방법으로 공천에서 배제하고, 맹목적인 충성경쟁을 벌이면서 지역 정치를 황폐화시킨 데 있다. 박 대통령을 어떻게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대책보다 ‘감별사’ ‘진박 인증 샷’ ‘존영 반환’ 등 코미디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도 떠나 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탈당한 일부 무소속 후보는 물론 김부겸, 홍의락 후보 등 야당까지도 선전하는 이변을 보이고 있다. 여당 후보들이 제19대에 이어 이번에도 전적으로 박 대통령에 기대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은 대구 시민에 대한 모욕이다. 지금이라도 인물과 정책, 실력을 놓고 정정당당하게 대결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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