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영의 이혼 소송 1704~1713 / 강명관 지음 / 휴머니스트

고전과 역사의 이면을 보여주는 한문학자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가 조선 시대 희귀한 이혼사건을 재구성했다. 숙종 16년(1690) 양반 유정기와 아내 신태영의 이혼 사건. 유정기는 신태영이 시부모에게 불효했다는 이유로 쫓아낸다. 그로부터 14년 후 유정기는 공식적으로 이혼을 요청하지만 예조는 법조문이 없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고, 조선 조정에서는 이들의 이혼 가능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이 사건은 유교적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가부장제의 권력 집행에 저항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저자는 9년간의 이혼 소송 기록을 꼼꼼히 복기해 조선 가부장제 이면의 숨은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남성이 유교적 가부장제를 선전하는 문헌은 흔하지만 여성이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주는 문헌은 거의 없다. 저자는 “희귀한 이혼 사건을 재구성하고 음미함으로써 가부장제의 권력 집행에 여성이 어떻게 대응해나갔는지를 탐색하려 했다. 소수자로서 혹은 하위 주체로서의 여성이 남성의 권력에 대응한 역사의 일단을 살피는 것이다”고 밝힌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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