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일영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제15대 위원장은 공무원 부정부패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무원들의 시야를 넓게 만드는 다양한 호기심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실제 그는 다소 무미건조할 수 있는 법관생활도 산행과 판소리 등 다양한 취미를 통해 다채롭게 만들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자신이 맡은 사회적 소임을 다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민 위원장은 지난 6년간의 대법관 임기 동안 굵직한 사건들을 맡으면서 사법부에 큰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 받을 퇴직연금 등도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으로 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주심을 맡아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3대 0의 전원일치 의견을 냈다.
소신 있는 소수 의견도 많이 냈다. 특히 민 위원장이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소수 의견은 2014년 ‘국가재산 무단점유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외에 별도 민사소송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판결이었다. 그가 주심을 맡았다. 그는 “공무원들이 소위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 직접 집행해야 하는 변상금 부과 처분을 내리지 않고 민사소송을 남발하는 행태를 바로잡았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 이기주의를 경계하는 것은 대법관 때부터 위원장이 된 지금까지 계속 견지해 온 태도다.
그의 아내는 탈북자 인권운동으로 이름을 알린 박선영 동국대 교수다. 박 교수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탈북자학교인 물망초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민 위원장은 아내에 대해 “마음으로만 도와주고 있다”며 멋쩍어했다. 두 아들은 모두 법조계에 몸담고 있다. 큰아들은 변호사 개업을 앞두고 있고, 둘째 아들은 이번에 로스쿨을 졸업해 판사직을 희망하고 있다. 민 위원장은 “대법관 시절, 일요일 자정에도 내가 계속 일을 하니 큰아들이 법관은 절대 안 하겠다고 말하더라”는 일화도 소개했다. 민 위원장은 1년에 4만 건에 가까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대법관 제도의 폐해를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대법관 퇴임 직후에는 “일단 쉬는 게 목표”라고 하기도 했지만 5개월 만에 다시 중책을 맡게 됐다. 그는 “쉬는 것도 팔자소관인가 보다”며 웃었다.
△1955년 경기 여주 △경복고 △서울대 법학과 △1978년 사법시험 20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청주지방법원장 △2009년 대법관 임명 △사법연수원 석좌교수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