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는 트럭은 물론 경차를 타고 골프장에 안 갑니다. B골프장의 경우 벚꽃이 너무 예뻐 부모님을 골프카에 모시고 함께 돌아보고 싶다는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멀리서 왔는데, 낮엔 손님이 별로 없으니 부탁한다고 하자 사고위험이 있어서 안 된다며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지난주에는 C골프장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워낙 서비스가 좋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많은 골퍼가 찾아가는 명문 골프장입니다. 라운드 후 마침 동반자들이 조용한 방에서 식사하고 싶다고 하길래 레스토랑 지배인에게 정중히 부탁했습니다. 알겠다며 반갑게 맞이하던 지배인은 4명이라는 말에 갑자기 표정이 바뀌면서 방이 없다고 둘러댔습니다. 큰 방이라도 달라고 하자 이미 다 나갔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까스로 골프장 다른 직원에게 부탁해 큰 방에서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골프장에 트럭을 몰고 가는 것이, 그렇게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인지요. 아직도 일반인을 모시고 골프장 꽃구경 오는 것이 제재당할 일인지요. 아직도 텅 비워놓은 6인, 8인 룸에 4명이 들어가면 인상 쓰고 없다고 해야 하는지요. 물론 대부분의 골프장은 고객과 주민, 그리고 국민을 위해 열린 생각과 행동, 자선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소수의 골프장은 3자가 볼 때, 마치 갑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쳐야 합니다.
고급차 사이에 트럭이 있으면 어떻고, 아름다운 꽃들을 멀리서 오신 노모께 보여주는 것이 뭐 그리 어렵습니까. 어차피 대형 룸에 손님이 안 차거나 시간이 걸릴 것인데 융통성 있게 원하는 소수 손님께 내어주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요.
아너소사이어티라는 말이 있습니다. 1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신 분들을 말합니다. 지난해 말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누가 그리 많은 돈을 내놓을까 했지만 가난할수록, 학벌이 낮을수록 기부행렬은 더욱 이어졌다고 합니다.
잘 살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가져야 하는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곳 중 한 곳이 바로 골프장일 것입니다. 일련의 위의 골프장 사례들은 절대 직원의 잘못이 아니라고 봅니다. 매뉴얼대로 교육하고 그렇게 응대시킨 골프장 오너와 CEO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처절하리만큼 아름답게 핀 이 아름다운 꽃들을 숨겨놓지 말고 달밤에라도 불러 함께 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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