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양산·김해 민심 르포

“그래도 해오던 여당이 나을 것 같은데예.” “계속 뽑아줘도 공천 과정 ×판 치고 오만해서 이번에는 다른 당 찍을라고예.”(부산 북강서갑, 사하갑) “25년간 지역에서 활동해 온 이만기가 잘할낍니더.” “머라카노,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제. 김경수가 낫지예.”(경남 김해을)

지난 19대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낙동강 벨트’가 부산·울산·경남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낙동강 벨트는 낙동강이 흐르는 부산과 경남 김해·양산 9개 선거구로 이 중 북강서갑, 부산 사하갑, 사상, 경남 김해갑·을 등 5개 선거구에서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31일 오후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맞붙는 부산 북강서갑 선거구의 덕천로터리 주변에서 만난 김홍철(56) 씨는 “박 의원이 열심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번 더 힘을 실어줘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모(38) 씨는 “젊은 층은 박근혜정부 비판의식에다 부산의 새누리당 싹쓸이 정서에 불만이 매우 많다”고 비판했다.

극심한 정치혐오 현상도 많았다. 인근 구포시장에서 만난 조모(여·48) 씨는 “별로 내키지도 않아 투표를 할지 말지 고민”이라고 했고, 지나가던 김모(58) 씨는 “실컷 뽑아 줬더니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정치인과 국회의원도 외국에서 수입해서 써야 한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와 더민주 최인호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부산 사하갑 선거구도 양측 지지가 팽팽했다. 하단로터리에서 만난 장모(52) 씨는 “김 후보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기반을 닦아와 당선될 것”이라고 한 반면, 정모(51) 씨는 “부산은 해운대 등 동부에 비해 서부산권은 매우 낙후돼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의 경우도 무소속 장제원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새누리당 손수조, 더민주 배재정 후보가 추격하고 있어 선거 막바지 정당 조직력이 얼마나 발휘될지가 관심사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지난 총선 때 갑 선거구에서 경남에서 유일하게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천하장사’ 출신 교수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더민주 후보가 격돌한다. 이날 외동시장에서 만난 김모(55) 씨는 “이 후보는 25년간 지역에서 교수를 했고 시생활체육회장을 맡아 활동도 많이 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율하리에서 만난 박모(45) 씨는 “김 후보가 민심도 잘 알고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잘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김해갑에서는 유권자들의 호불호가 갈렸다. 진영 신도시에서 만난 구모(여·75) 씨는 “지금 대통령이 잘하고 있어 여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영읍에 사는 이모(57) 씨는 “이번에 여당이 공천하면서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하면서 실망을 많이 줬다. 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벨트에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더민주가 부산 사상, 부산 사하을, 경남 김해갑 등 3개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을 이기고 당선자를 냈고, 2∼3개 선거구에서 표차가 크지 않은 접전 양상을 보였다.

부산=김기현·김해=박영수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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