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가공무역제한조치 등 여파
생산기지 ‘베트남 이전’ 급증

FTA로 양국 교역규모 커져
수출 4위·수입 10위국 부상

저렴한 노동력 장점이지만
공공부채·부실채권 리스크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 조치, 인건비 상승, 중간재 자급률 확대 여파로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로 베트남을 골라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투자를 늘리는 현상이 확연해 지면서 누적투자액만 444억 달러(약 50조8069억 원)를 넘어섰다.

베트남은 빠른 경제성장과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영향 등으로 양국 교역도 급속도로 커져 한국수출 대상 4위국, 수입대상 10위 국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베트남 성장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시장을 확보하는 한편 베트남 경제의 리스크(위험) 요인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국제금융센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집적회로, 통신 기기, 인쇄 회로, 기타 전기기기 등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수출액은 278억 달러로 전년대비 24.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1년에 100억 달러를 넘어선 후 불과 4년 만의 기록이다.

2007년부터 연평균 증감률은 21.7%로, 한국 수출의 부진과 관계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도 2010년 22억 달러, 2013년 72억 달러 지난해에는 98억 달러로 연평균 27.6%씩 늘면서 역시 최고치를 보였다.

무역통계진흥원은 “한국 수출시장에서 베트남은 과거 수출 상위 13위 국이었으나 지난해 상위 4위 국으로 올라서 한국 수출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로 급부상했으며 이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입시장에서 수입 상위 32위였던 베트남은 지난해 통신기기, 남녀 코트(옷), 타자기 등 사무용 기계 전용 부분품 등을 중심으로 수입 상위 10위로 올라서 앞으로 국내 내수 시장에서 베트남산 수입제품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임을 예고했다.

베트남 경제는 올해도 6.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낙관적 전망을 보이고 있다. 내수 개선, 물가안정, 외국인 직접투자 및 수출 확대, 저렴한 노동력이 맞물린 것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와 진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14억9800만 달러로 전체 투자의 5.5%를 차지해 중국 투자비중(10.5%)의 절반 수준으로 치고 올라왔다.

국제금융센터는 “베트남에 대한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누계 기준으로는 444억 달러에 달해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 입장에서는 3대 교역상대국이 됐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임금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주력산업의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데 1순위가 베트남”이라며 “중국은 자체 기술력도 계속 상승하는 추세고, 중간재 자급률 확대로 소재·부품 등 중간재 수출 역시 꺾이면서 더는 기회를 바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 이전 및 투자가 급선회하고 있는 베트남의 공공부채, 금융기관 부실채권, 국영기업 개혁 부진 등은 리스크 요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구조적 취약점이 신인도 저하 등으로 두드러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역통계진흥원은 “베트남 내수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펴되 저가의 베트남 수입 확대에 따른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국내 산업의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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