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수 씨 ‘등굣길 교통 봉사’
매일 2시간 제자들 안전 책임


정년퇴직 후 10년째 매일 아침 학교에 나가 교통 안전 자원봉사를 하는 전직 교장 선생님이 있어 화제다.

31일 오전 7시 충남 공주시 신관동 신월초등학교 인근 교차로에는 여느 때처럼 조동수(72·사진) 씨가 출근해 열심히 교통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었다. 조 씨가 매일 아침 ‘근무’하는 이 교차로는 자신이 교장으로 일하다 정년퇴임한 신월초등학교 부근이다. 이곳에서 그는 퇴직 후 10년째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통안전 지도를 하고 있다. 교장 재직 당시 교통지도한 기간까지 합하면 14년이 넘는다.

조 씨가 학교 앞에 도착하는 시간은 언제나 오전 7시 전후다. 쌀쌀한 아침 공기 탓에 조 씨는 패딩과 장갑으로 중무장했다. 학생들이 등교하기에는 턱없이 이른 시간이지만, 그는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일과를 시작했다. 언뜻 보면 선거철을 맞아 아침 인사에 나선 총선 후보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조 씨는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잘 지켜야 아이들이 안전하다”며 “운전자들에게 교통법규를 잘 지켜 달라는 뜻에서 인사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자 조 씨는 더 분주해졌다. 신호등에 녹색 불이 켜지자 조 씨는 노란색 깃발을 들고 차들의 정차를 유도했다. 그러고는 횡단보도를 걷는 아이들을 향해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다. “예뻐요”, “착해요”, “사랑해요”, “귀여워요”, “좋아요”…. 학생들도 조 씨에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밝은 미소와 인사로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는 조 씨의 등굣길 봉사는 모든 학생이 등교를 마치는 오전 9시까지 계속됐다.

조 씨가 등굣길 교통지도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부터다. 교장 부임 이후 빠르게 달리는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학생들의 모습을 마음 졸이며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매일 등굣길 교통지도를 했고, 지난 2007년 정년을 맞아 교직을 떠난 뒤에도 조 씨의 봉사는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공주=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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