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세계 각국 전·현직 국가지도자와 정치인, 기업들이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도피 관련 사실을 공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홈페이지. 미국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ICIJ는 독일의 쥐트도이체차이퉁과 함께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라는 이름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최대 20억 달러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ICIJ 홈페이지 캡처
4일 세계 각국 전·현직 국가지도자와 정치인, 기업들이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도피 관련 사실을 공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홈페이지. 미국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ICIJ는 독일의 쥐트도이체차이퉁과 함께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라는 이름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최대 20억 달러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ICIJ 홈페이지 캡처


불법 돈세탁 어떻게

1977~2015년까지의
자료 1150만건 분석

조세회피 근절 외쳤던
英캐머런 父 이름도 거론

메시는 탈세혐의 기소직후
법률대리인 바꿔 탈세 시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분석한 파나마의 법무법인(로펌) ‘모색 폰세카’의 자료에는 1150만 건의 거래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분석한 자료에는 정치인과 스포츠 스타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금융거래를 해왔는지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4일 ICIJ와 뉴스타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월 10일 대표적인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샌달우드 콘티넨털(Sandalwood Continental)’이라는 회사는 또 다른 조세도피처 사이프러스의 ‘호르위치 트레이딩(Horwich Trading)’에 2억 달러를 빌려줬다.

샌달우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금줄 역할로 지목된 ‘로시야(Rossiya) 은행’의 대표 블라디슬라프 콤티스키가 2006년에 만든 회사다. 이후 샌달우드는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단돈 1달러에 ‘오브 파이낸셜(Ove Financial)’이라는 회사에 팔았다. 이 회사도 샌달우드와 마찬가지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다.

2억 달러에 대한 채권은 다시 조세도피처 파나마에 설립된 ‘인터내셔널 미디어 오버시즈(International Media Overseas)’라는 회사에 팔렸다. 이 회사는 푸틴 대통령의 친구이자 러시아의 거장 첼리스트인 세르게이 롤두긴이 지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이 복잡한 거래는 푸틴 대통령과 롤두긴 두 사람이 조세도피처를 이용해 2억 달러의 비밀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도에 따르면 탈세 방지를 외쳤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경우, 그의 아버지 이언 캐머런이 세금 회피 목적으로 조세도피처의 로펌을 이용한 것이 드러났다. 부패 척결을 내세웠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된 이름들도 나왔다. 시진핑의 처남은 버진 아일랜드에 2009년 2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전·현직 상무위원 8명의 가족들도 페이퍼컴퍼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자료에 포함된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의 관련 문건을 보면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그의 에이전트이자 아버지인 호세 호라시오 메시가 실소유주로 등장한다. 리오넬 메시는 2013년 6월 12일 스페인 검찰로부터 500만 달러 규모의 탈세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 문건에는 그가 기존 법률대리인을 새로운 대리인으로 바꾸는 과정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검찰에 파악된 법률대리인을 알려지지 않은 새 대리인으로 바꾸려던 리오넬 메시는 결국 모색 폰세카를 새로운 대리인으로 선택했다. 모색 폰세카의 도움으로 파나마에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한 리오넬 메시는 스페인 검찰 수사를 피해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탈세 시도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모색 폰세카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지난 40여 년 동안 법률회사로서 법을 어긴 적이 없으며, 국제적 프로토콜(협약)에 따라 업무를 진행해 왔으며 탈세, 돈세탁, 테러 자금 등 기타 불법적 목적의 업무를 행한 적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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