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대전 한민시장에서 유모차에 손자를 태운 할아버지가 다른 시민들과 함께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유세를 듣고 있다.
5일 오전 대전 한민시장에서 유모차에 손자를 태운 할아버지가 다른 시민들과 함께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유세를 듣고 있다.
선거혐오증 확산

요란한 유세에 시민 거부감
정책 진중한 전달로 바꿔야


선거 유세에 대한 소음 신고가 하루 평균 500여 건이나 접수되는 것과 관련, 우리 사회 전반에 ‘선거 혐오증’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는 선거에는 관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선거 유세가 요란하게 진행되자 시민들의 거부감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설을 통해 후보의 정책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고, 대규모 유세단이 유행가를 개사한 유세송에 따라 율동을 이어나가는 ‘관심 끌기식’ 선거 운동 문화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 불신으로 인해 시민들이 후보들의 유세 소리를 소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선거 과정을 ‘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로 보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이 돼 이득을 보기 위한 활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선거 과정 자체를 정당한 활동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시민들이 시끄러운 선거 유세보다 ‘나의 정신 건강’이나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치 불신 분위기에 더해 최근의 ‘공천 파동’이 정치 혐오감을 부추겼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경쟁적으로 ‘유세송’을 틀어대며 선거 운동을 하는 문화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교수는 “길거리를 지나다 선거유세단이 율동 하는 모습을 보면 나부터 이해가 안 가고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규모 유세단을 동원해 시민들에게 세를 과시하고, 유세송을 틀어 반짝 관심만 끌면 된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이 여전히 많다”며 “정책 메시지를 진중하게 전달하는 후보, 이를 경청하는 시민들이 많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터넷 정치 토론방 등에서는 선거 혐오증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디 ‘아리수’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4·13 총선은 역대 가장 감동이 없는 총선”이라며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기은·노기섭 기자 son@munhwa.com

관련기사

손기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