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유일호(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경기부양 국채·청약저축 부채 증가의 77.4% 차지 ‘연금충당’ 22.6%에 그쳐
국가부채 4년새 66.1% ↑ ‘高채무 국가’전환될 위기
정부가 5일 내놓은 ‘2015회계연도 국가 결산’을 보면 지난해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 악화 속도가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여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나마 지난해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연금충당부채 증가 속도가 다소 줄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자체가 ‘야합(野合)’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부실했고, 군인연금 등은 개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高)채무 국가’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충당부채는 당장 나갈 돈은 아니지만, 연금지급 의무에 따라 미래에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를 말한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4년과 2015년 사이 늘어난 국가부채의 77.4%(55조8000억 원)가 경기부양용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따른 국채와 주택청약저축 때문으로 나타났다.
2014년의 경우 국가부채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는 1년 새 늘어난 국가부채의 22.6%(16조3000억 원)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공무원연금 충당부채가 8조 원 늘기는 했지만 금리 인하 등에 의한 할인율 감소(4.54%→4.32%)에 따른 상승분 31조2000억 원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전년 대비 23조2000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공무원연금 충당부채가 감소한 규모는 52조5000억 원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급자(공무원)의 수명이 길어지고 공무원 증가에 따른 수급자 증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부실한 공무원연금 개혁이 재정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가부채는 정부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773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 1284조8000억 원으로 불과 4년 만에 66.1%(511조3000억 원)나 늘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줄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가 38조 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나라 살림에서 들어오는 돈보다 쓰는 돈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더한 국가채무(D1)도 지난해 590조5000억 원으로 2014년(533조2000억 원)보다 57조3000억 원 늘었다. 국가채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2014년 35.9%에서 지난해 37.9%로 높아졌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GDP에 견준 국가채무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고채무 국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 결산 결과를 내년 예산 편성 등 앞으로 재정을 운용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