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씨 인터뷰
“가족·주변 명예훼손 참기 어려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세운 것으로 밝혀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1·미국 변호사·사진) 씨는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 외에 나머지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계좌 개설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억울함과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 컴퍼니가 문제가 됐다고 해서 최근에 추가로 확인해 보니 버진 아일랜드에 매년 지급해야 하는 등록비도 2014년부터는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페이퍼컴퍼니는 왜 만들었나.

“2005년부터 홍콩에서 변호사를 했는데 2011년에 문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정보기술(IT)사업에 대한 관심과 전망이 밝아 보여 중국 사업을 구상했다. 중국 사업은 합자 형태로 외부에서 투자하게 되면 대부분 조세회피지역에 모회사인 홀딩컴퍼니를 설립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이번 일은) 한국에서는 조세회피지역이라고 하면 범죄라고 하는 선입견이 너무 강해 벌어졌다.”

―사업은 왜 무산됐나. 계좌는 실제 개설되지 않았나.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의도대로 현지 사정과 맞지 않는 게 너무 많았다. 계좌는 전혀 개설된 게 없다. 있으면 보여 드렸으면 좋겠다. 페이퍼컴퍼니가 설립은 쉬운데 닫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찾아보면 알겠지만 그냥 껍데기 회사로 존재하는 게 많을 것이다.”

―부친의 비자금 관리 의혹도 제기되는데.

“참, 안타깝고 가족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1995년부터 거론된 비자금 문제는 20년이 넘었는데 저나 아버님, 가족들 마음을 무겁게 했다. 아버님 뜻에 따라 추징금을 완납하려고 노력했고 완납했다. 아버님도 병환 중이고 어머님도 최근 몸이 좋지 않으신데 이런 문제로 또 짐을 드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직도 그런 의혹이 나오는 게 마음이 아플 뿐이다.”

노 씨는 “적극적으로 해명해서 마무리하고 싶은데 이를 악용하거나 저나 주위 분들의 명예를 훼손하면 저로서는 참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필요하면 관계기관 조사를 자진해서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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