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年평균 15명씩 순직 공무 중 부상도 9519명 달해 집행방해 형량은 갈수록 줄어
경찰 트라우마센터 전국 4곳뿐 거리 멀고 인원도 제한 불편 “공권력 회복위해 치료 중요”
지난 4일 30대 여성이 경찰서에 찾아와 황산을 뿌려 경찰관 4명이 부상한 가운데, 최근 치안 일선 현장에서 라면 국물 테러·흉기 난동 등으로 신체 위협까지 당하는 경찰관들에 대한 문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관들에 대한 사후 치료와 공무집행 범죄자에 대한 엄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4일 오전 8시 45분쯤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전모(여·38) 씨가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황산을 뿌려 박모(44) 경사가 얼굴, 목, 가슴 등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경찰관 4명이 부상했다. 지난 2월 14일 충남 아산경찰서 둔포파출소 소속 경찰관은 흉기를 든 피의자와 격투 도중 손가락이 절단됐다. 같은 달 3일 충남 홍성경찰서는 편의점에서 잠을 잔다는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뜨거운 컵라면 국물을 뿌린 혐의(공무집행방해)로 50대 남성을 구속했다.
최근 관악경찰서 황산 테러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들에 대한 공격과 열악한 근무여건 등이 문제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찰관 75명이 순직하고 9519명이 공무 중 부상을 입었다. 순직 유형별로는 질병(62.6%), 교통사고(24%), 안전사고(8%), 피습(4%), 기타(1%) 순이었다. 공상사건의 경우 원인별로는 안전사고(44.3%), 피습(28.6%), 교통사고(24.7%), 질병(2.23%) 순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경찰관 15명이 순직하고 1900여 명이 부상을 입지만 공무집행방해 사건의 선고 형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발간된 ‘2014년 양형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전국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공무집행방해 사건의 평균 형량은 징역 7.3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9.0월, 2013년 8.3월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범죄도 2013년 23.3월에서 2014년 22.6월로 낮아졌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돼 있지만, 경찰관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경찰 트라우마 센터’는 전국 4곳에 불과하다. 경찰 트라우마센터는 2013년 8월 서울 보라매병원을 시작으로 대전 유성 선병원, 부산의료원, 광주 조선대병원 등에 설치돼 있다.
전국에 4곳밖에 없다 보니 센터가 있는 지역에서 멀리 근무하는 경찰관은 치료가 어렵고 각 센터별로 임상심리사가 1명씩만 배치돼 있어 상담 수용 인원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 센터마다 매년 평균 500여 명의 경찰관이 치료를 받는데 이는 1명의 임상심리사가 치료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무 도중 예기치 못한 공격을 당했을 때 적극적으로 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정한 공권력 집행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공권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후 치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