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기업문화, 경쟁력 저하

습관적인 야근과 잦은 회의 등 경직된 일터문화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한국 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100개 기업 근로자 4만951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주5일 중 평균 2.3일 야근을 하고, 3일 이상 야근을 하는 근로자도 전체의 43.1%에 달했다. 하지만 야근과 업무 생산성은 별개였다. 평균 수준의 야근을 하는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은 57%인 반면, 주5일 야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생산성은 45%에 불과했다.

비정상적 일터의 정상화가 직원의 업무 집중도를 강화하고, 기업의 경쟁력도 키운다는 인식은 근로자뿐만 아니라 경영자들 사이에도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야근 및 주말 특근 최소화, 보고 체계 단순화 등의 조직 문화 개편 방안을 내놨다.

스타트업 기업 중 선진적인 일터문화를 선도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법인 설립 3년 차인 육류가공업체 ‘홈델리’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직원 4명을 채용하고 있다. 정규직 근로자가 건강 문제나 자녀 육아 등으로 전일제 근로가 어렵게 되자, 퇴직하는 대신 주4일 근무에 4일 중 1일은 2시간 단축 근무를 하는 시간선택제를 허용했다. 정은경(47) 사원은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자주 가야 했던 탓에 전환형 시간선택제가 아니었다면 일상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1년 뒤 건강이 회복되면 다시 전일제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홈델리 인사부장은 “전환형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추가 채용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기존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근로환경에서 애사심을 갖고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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