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익 투자배급사 ‘NEW’ 대표

“어느 한쪽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연대하고 소통하며 발전해야 합니다.”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장경익(사진) 영화사업부문 대표는 중국의 한국 영화 시장에 대한 투자를 적대적으로 보기보다는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NEW는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 등 굵직한 1000만 영화를 투자, 배급했으며 최근 드라마 제작에도 뛰어들어 첫 작품인 ‘태양의 후예’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송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또 지난해 중국 엔터테인먼트 그룹 화처(華策)미디어와 합자법인 화처허신(華策合新)을 설립해 중국 시장에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화처허신 부동사장직도 맡고 있는 장 대표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한국 영화 시장에 투자하는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한국의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을 데려다 자국 영화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중국 작가와 스태프들도 A급으로 성장해 굳이 2배의 비용을 들이며 한국 인력을 쓰려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매니지먼트 회사나 컴퓨터그래픽(CG) 업체를 인수하려 한다.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이 아니라 자국의 시장 규모에 비해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영화 제작 능력도 한 단계 올라 우리와 거의 동급이 됐다. 이제는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기획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영화 제작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또 “‘태양의 후예’의 주제인 사랑과 정의는 어느 나라에서나 통할 만한 가치이기 때문에 양국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온 것”이라며 “이제는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고, 북미 중심의 콘텐츠 시장을 아시아 중심으로 옮겨 올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처허신을 통해 중국 쪽의 좋은 기획을 한국에서 쓸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렇게 양국이 소통하면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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