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날, 보러 와요’

“카메라가 돌아가는 현장에서 스르르 눈을 감았으면 좋겠어요.”

배우 강예원(사진)이 연기에 물이 올랐다. 16년 차에 접어든 그에게 맞는 표현으로 바꾸자면 완숙해졌다. 그는 자신의 첫 스릴러 도전작인 영화 ‘날, 보러 와요’(감독 이철하·7일 개봉·청소년 관람불가)에서 영문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갇힌 캐릭터(강수아)를 사실적으로 연기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3년 만에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한 이상윤이 수아의 비밀을 캐는 방송사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로 나온다.

초반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작한 영화는 후반부까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전개되며 마지막 반전으로 치닫는다. 이 과정에서 강예원은 치밀한 연기로 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관객을 이끈다. 여러 영화와 TV 예능프로그램에서 ‘4차원’ 매력을 선보여 온 그의 변신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치밀한 계획하에 연기한 것 같다”는 질문에 “두렵고, 혼란스러웠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는 “처음 해본 장르라 두려웠고, 매 신 ‘이게 맞나’하는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며 “촬영을 시작하기 몇 달 전부터 내 모든 영혼을 짜내 준비했지만 촬영 내내 혼란스러워 많이 울었다. 시나리오를 찢어가며 해답을 찾아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작품보다 더 큰 고통을 받으면 어떤 연기가 나올지 궁금하다”며 “지금까지 너무 허술하게 연기한 것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예원은 신문사에서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영화는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보호자 2인의 동의만 있으면 가족을 정신병원에 가둘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돈 때문에 그런 법을 악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욕심 때문에 죄를 죄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무섭다”고 말했다. 그에게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고 말하자 그는 “선택을 하고 싶어도 여배우를 위한 영화가 없다”며 “한 장면이 나와도 소모되지 않고, 의미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며 “내 안에 있는 배우로서의 장점을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영화를 찍으며 ‘촬영하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기사를 엄마가 보면 속상하겠지만 내 진심이 그렇다”고 말하며 특유의 환한 웃음을 보였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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