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위주서 탈피 금융·EPC로
阿·중남미 등 인프라 시장 개척
우즈베크선 MTO 사업 수주도
은평뉴타운 등 도시정비 호평
‘테라스하우스’로 틈새시장 공략
베트남에선 한국형 아파트 건설
“지금은 사람이 많고 자본은 적은 EPC(설계·조달·시공) 회사지만 10년, 20년 후에는 사람은 적고 자본은 많은 상사나 금융사 같은 모습이 될 것입니다. 그때 회사 주 수익원은 안정적인 장기 운영에 따른 수익이 될 것이고, 자산(Asset)을 사고파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될 것입니다.” 지난 50여 년 동안 단순 시공 사업에 집중했던 한국 건설사들이 디벨로퍼형 회사로 변신하는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디벨로퍼형 사업 확대를 위해 인적 역량을 쌓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디벨로퍼는 프로젝트 발굴·기획은 물론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자를 말한다.
국내 중대형 건설사 중에서 디벨로퍼로 변화를 선도하는 회사는 단연 GS건설이 꼽히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회사의 미래를 상사, 금융사와 가까운 디벨로퍼형 사업자로 규정하면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임 사장은 특히 치열한 수주 경쟁과 프로젝트의 고도화로 예전의 건설 관행으로는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 만큼 혁신적인 변화가 없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들어 GS건설은 공동사업자와 네트워크 구축, 금융 조달, 전략적 영업,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산업 패러다임이 고난도의 EPC 사업, 대규모 EPC 사업, 투자형 사업,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인 만큼 디벨로퍼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글로벌 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공 위주에서 탈피, 기획과 금융조달, EPC 등 건설산업 전체 밸류 체인을 아우르는 회사로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보고 △인프라 투자 △플랜트 기획제안형 △부동산 복합개발 사업 등에 핵심 역량을 모으고 관련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사업은 △발전IPP(Independent Power Producer) △토목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환경 △기획제안형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IPP사업은 민간자본을 활용해 발전소를 건설하고, 장기간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간 주도형 발전사업이다. GS건설은 GS EPS, GS 파워, GS E&R 등 GS그룹 발전사와 복합화력과 열병합 발전,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IPP 발주 증가와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민관 합동 토목PPP에도 적극적이다. 국내에서 다양한 PPP 실적을 확보한 GS건설은 지난해 인프라 해외 PPP팀을 신설해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자본이 부족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도로, 철도, 항만, 댐 등 인프라 사업의 디벨로퍼로서 참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하수와 해수 담수화 등 물환경사업 장기 운영 사업도 디벨로퍼 GS건설의 역량이 잘 발휘되고 있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인 GS Inima를 중심으로 철저한 현지화로 스페인, 브라질, 알제리 등에서 물 처리 시설 EPC 및 장기 운영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획제안형 사업은 석유 정제와 석유화학 플랜트 등을 대상으로 사업 발굴 및 사업성 검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사업기획부터 금융, EPC, 유지·운영 등 토털서비스를 제공한다. GS건설은 지난해 5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석유가스공사와 MTO(천연가스에서 메탄올을 생산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것)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고, 우즈베크 MTO프로젝트에 디벨로퍼로 참여했다. 현재 GS건설과 우즈베크석유가스공사는 연산 60만t의 제품 생산을 협의 중이며, 이 경우 총 사업비는 약 45억 달러(약 4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디벨로퍼로서 GS건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자이’의 높은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도시정비(재개발·재건축), 외주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 하남 미사, 부천 옥길, 서울 은평뉴타운 등 노른자위 지역의 공공택지를 매입,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또 인천 청라지구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사업 형태로 첫 테라스하우스인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를 선보였다. 틈새시장인 테라스하우스 시장을 타 건설사보다 한발 앞서 연 것이다.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는 부동산업계에서 상품 기획부터 사업성 분석, 분양, 시공,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주택사업 전반에 걸쳐 GS건설의 디벨로퍼 역량을 톡톡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GS건설은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복합 상업시설 기획과 운영을 전담하는 디벨로퍼형 조직을 두고 있다. 단기간 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최고 상권으로 자리 잡은 마포 메세나폴리스, 종로구 종로1가 그랑서울타워 등이 이들 전담팀의 작품이다. 지난해 말 부동산업계의 이목이 쏠렸던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GS건설의 상업시설 특화설계안이 상가 조합원들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 내 수주했다.
GS건설은 일본의 대표 디벨로퍼인 모리사와 합작사를 세워 대규모 역세권 상업시설을 비롯, 아파트 단지 내 상업시설 등을 상품 기획부터 임대차 모집까지 직접 관리하면서 임대수익은 물론 건물의 자산가치까지 높이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GS건설은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도 디벨로퍼로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서 지난 2011년 270가구 규모의 한국형 최고급 아파트 ‘자이 리버 뷰 팰리스’를 공급해 베트남 주택시장에 ‘한류’ 주거문화를 전파했다. 또 베트남 도로 건설의 대가로 호찌민 시내 부지를 제공받아 총 349ha에 약 6만8000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1만7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건설하는 냐베신도시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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