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 국적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치료 받기 위해 간이침대에 누운 채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 국적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치료 받기 위해 간이침대에 누운 채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대일비판 자제 여론 주시
중앙대 중환자실 분위기 차분


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9) 할머니가 두 달 전의 낙상사고로 생긴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귀국한 가운데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이 다시 조명받을 경우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1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하 할머니 귀국 직후부터 대일 비판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려던 정부도 하 할머니의 귀국에 따른 국내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단체 측의 반발이 지속되는 등 ‘최종 해결’이 여전히 미래형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노환에 시달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조명받을 경우 합의 관련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어서다. 특히 하 할머니는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해 일본을 규탄하고 2000년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일본군 성 노예 전범 국제법정에 증언자로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고발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4명이다.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매달 200여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육체적 아픔과 정신적인 고통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역사의 산증인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적극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가족부는 여론을 반영해 하 할머니의 중국 치료비 4800만 원을 지원한 데 이어 한국에서의 치료비 또한 지원할 방침이다. 또 할머니나 가족이 원할 경우 요양병원 등에 입원해 장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하 할머니의 이번 귀국은 여가부와 중앙대병원, 대한항공, 경찰, 외교부, 법무부가 힘을 모은 결과다. 가족들은 하 할머니가 병환 전부터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등 고국을 그리워한 뜻에 따라 귀국을 결정했다.

한편, 하 할머니가 입원해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로 중앙대병원 중환자실 앞은 이날 오전 차분한 분위기 속에 환자 보호자들과 의료진들만 오갔다. 주치의인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에 따르면 하 할머니의 상태는 안정적이고 의식도 전날보다 좋아졌다. 박 교수는 “할머니 의식이 완전히 깨끗하지는 않지만 ‘할머니’라고 부르면 눈을 뜨고, ‘끄떡끄덕 해보세요’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로 호전됐다”며 “오늘 중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초음파 등의 검사를 추가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유진·인지현·노기섭 기자 loveo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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