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정책 추진력 미흡”
구조조정 될 한계기업 ‘연명’
시장 신뢰 회복할 기회 잃어
日과 구조 유사 한국 상황서
‘산업 체질’ 개선이 우선돼야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아베노믹스’에 대해 정책적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적극성이 떨어져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재정정책, 통화정책,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했지만, 재정·통화정책을 뒷받침할 강력한 구조개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과감한 금융 완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추진했음에도 불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가 급등하는 등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두고 “정책적 조건이 맞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강력한 정책적 시도’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시점에서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고 말하긴 이르다”며 “다만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강력한 통화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 침체 늪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가 도약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를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베의 3개의 화살’로 불리는 아베노믹스의 3대 정책 중 가장 강력히 추진됐어야 할 적극적인 구조개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재정·통화정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산업활력법 도입과 총리실 주도의 규제개혁 작업이 있었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강력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경직된 노동시장과 관치 중심의 경제구조 등은 여전히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의 변화를 꾀하려 했지만, 여전히 관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산업활력법 적용을 하면서도 일부 기업에 대해 고용을 유지할 것을 정부가 강요한 것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또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이미 구조조정이 돼야 했을 한계기업들이 연명하게 된 측면도 구조개혁이 미흡하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과 산업 구조가 유사한 우리나라도 이런 점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적극적 구조개혁의 ‘거울’로 간주할 것을 권고했다. 조 교수는 “구조개혁은 메스를 대는 작업이라 어느 나라에서든 인기가 없다”며 “중앙은행과 정부가 양적 완화 정책, 추경 등 재정정책을 시도하기 전에 노동개혁과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체질을 우선 개선해야만 이런 정책들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도 “엔화 약세는 대외적인 조건이 맞아야 하나 적극적인 구조개혁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로도 가능하다”며 “현시점에서 우리나라도 일본의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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