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의약품의 품질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 의약품의 품질 및 생산관리 능력에 대한 국제적 보증서로 통하는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을 통해 국내 의약품의 품질관리수준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비견될 만큼 의약품분야의 품질에 대한 국제 신인도가 격상됐다.
의약품은 가장 최신의 과학기술 수준을 기반으로 비임상, 임상시험 등을 거쳐 개발한 의약품도 복용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 2015년부터는 누구나 의약품 부작용에 대해 소송 없이 피해보상이 가능한 부작용 피해구제제도가 시행됐다. 제약회사, 의료인, 환자 등 누구의 과실 없이 정상적인 사용에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보상제도를 본격 시행한 것이다. 식약처가 약사법에 근거가 마련된 후 20여 년 만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고개를 넘었다.
세 번째 고개인 신약개발은 제약업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계, 제약업계 및 식약처의 공동 작업을 통해 이룰 수 있다. 개발자나 식약처의 입장에서 오는 시각차의 간극을 좁히고 규제장벽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임상시험단계에서부터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는 개발에서 심사, 허가까지 연계된 지원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 개발자 입장에서 경제적 지원과 맞먹는 효과를 나타내는 허가심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신약의 심사결과를 공개하여 신약개발 시 자료의 수준, 심사기간의 예측성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법률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치료제를 혁신적인 의약품(breakthrough)으로 지정하거나 감염병 등 공중보건상황에서 사용되는 의약품 개발과 사용을 위해 임상단계부터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구성하여 개발 및 평가를 지원함으로써 실패를 최소화하고 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영토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중증의 환자, 난치성 질병을 겪는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의약품뿐만 아니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지카바이러스 등 공중보건 위기 시 필요한 의약품 개발과 허가지원을 위한 법적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심사결과 공개도 법률로 의무화하여 신약개발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보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더 많은 허가자료를 검토하고, 과학적이고 논리 타당한 판단을 내리기엔 인력이 부족하다.
박민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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