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서 1억원 후원받아
저소득층 50명 年 2회 지원
‘포퓰리즘 정책’비난 피해가
성남시 ‘청년배당’ 부작용
경기도, 지난 1월 大法 제소
지역 내 청년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청년 수당 제도가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주로 야당 쪽 자치단체장이 들고 나온 청년 수당 제도는 돈이 궁해 구직 활동조차 여의치 않은 청년들을 지원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부를 포함해 이 제도에 반대하는 쪽에선 현금 혹은 현금성 상품권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정책의 성격이 강하고 가뜩이나 지방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금을 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남 등 일부 지역에선 청년들이 나눠준 상품권으로 할인 거래(일명 ‘깡’)를 하는 등 청년 수당 제도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약점을 일부 보완한 청년 수당 제도가 시차를 두고 하나둘 나오고 있는데 특히 서울 노원구의 취업 준비 지원 제도는 지방재정이 아니라 지역 내 기업 기부를 연계함으로써 청년 수당 제도의 부정적 측면을 거의 없앴다.
성남시는 올해 초 관내에 3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만 19∼24세 청년들에게 12만5000원을 지급했다. 당초에는 분기별로 25만 원씩 1년에 100만 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이 문제를 놓고 정부와 법정 분쟁을 벌이게 된 점을 감안해 그 규모를 절반 정도로 줄였다. 하지만 이는 당장 정부의 반격을 받는다.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교부세법 시행령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했다. 정부는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를 따르지 않는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감액해 재정상 불이익을 주기로 했는데 이에 반발한 것이다. 또 경기도의 예산안 재의요구 지시에 불응했다. 경기도는 지난 1월 대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부작용도 발생했다. 현금 대신 지역화폐(성남사랑상품권)를 나눠줬는데 나눠주자마자 일부 청년들이 인터넷상에서 깡을 하는 사례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 가장 돈이 궁한 국민기초수급권자에게는 이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도 전개됐다. 성남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2분기부터는 전자카드 형태로 청년 배당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도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는 7월부터 청년 수당 제도를 추진키로 했다. 프랑스 등 유럽의 청년 수당 제도를 원용한 것이다.
노원구의 취업 준비 지원 제도는 서울시와 성남시의 청년 수당과는 그 재원이 다르다.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민간기업 후원으로 총 1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뒤 만 16∼24세 이하 저소득 계층 취업 준비생 50명에게 연간 200만 원(6·10월 각 100만 원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 지역 민간업체가 노원구에 총 2억 원의 후원금을 냈는데 노원구는 이 중 1억 원을 취업 준비 지원 제도 기금으로 사용키로 한 것이다. 사실 이럴 경우 정부로부터 견제를 받을 이유가 없다. 정부가 서울시와 성남시의 청년 수당에 반대하는 것은 지방재정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원구는 민간기업 후원 방식으로 이 제도를 존속시킬 방침이다.
노원구는 오는 6월 15일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자를 정할 방침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저소득층 청년들은 등록금,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휴학과 복학을 되풀이 하는 등 취업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 취업 준비금 지원 제도는 마른 땅에 단비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