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1주년을 맞은 MBC ‘무한도전’을 보면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매번 듭니다. 어떤 아이템을 시도해도 제목에 걸맞기 때문이죠. 꼭 성공하지 않아도 됩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니까요.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한 건 자기 이름에 충실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몇몇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불만이 생깁니다. 먼저 육아 예능의 선두주자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들 수 있는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슈퍼맨’, 즉 아빠입니다. 아빠가 엄마 없이 48시간 동안 육아를 하는 것이 기본 콘셉트죠.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전성기를 누린 송일국, 추성훈은 이런 설정에 딱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새로 투입된 기태영-유진 부부를 보면 육아보다는 부부간 애정을 드러내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딸이라서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항변할 수도 있죠. 그런 이유를 댄다면 제작진이 섭외할 때 좀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신혼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애초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집니다.

다음은 10일 종방된 SBS ‘K팝 스타’입니다. 어느덧 다섯 번째 우승자를 배출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가요 3대 기획사로 손꼽히는 SM-YG-JYP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해 ‘우승과 동시에 데뷔’라는 모토를 내걸고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물론 이하이, 악동뮤지션 등의 스타를 낳았지만 시즌4 우승자 케이티김은 아직 정식 데뷔하지 못했고 시즌3 우승자인 버나드박의 활동도 미미하죠. 무엇보다 ‘K팝 스타’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진짜 ‘K팝 스타’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K팝 스타들이 화려한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바탕으로 전세계 팬들을 열광시키는 반면, 이 프로그램은 음악성을 우선시 하죠. 음악적 다양성과 심지 굳은 뮤지션을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론칭 초기 ‘K팝 스타’가 내걸었던 기치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아쉽습니다.

‘K팝 스타’가 가고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인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 K’가 시작됐습니다. 8번째 시즌을 맞는 이 프로그램은 ‘슈퍼스타 K8’가 아니라 ‘슈퍼스타K 2016’으로 간판을 바꾸고 차별화를 꾀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버스커버스커, 서인국, 허각, 로이킴 등 걸출한 슈퍼스타들을 빚어냈죠. 하지만 시즌 5∼7의 우승자 박재정, 곽진언, 케빈오의 활동은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슈퍼스타 K’ 시리즈가 ‘예전만 못하다’는 따가운 질타를 받기 시작한 지도 꽤 됐죠.

진짜 ‘슈퍼맨’과 ‘K팝 스타’와 ‘슈퍼스타’를 만나고 싶은 건 과한 욕심일까요?

realyong@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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