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평화협정 등 北에 달려”
내주 訪美 리수용 반응에 촉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한반도 평화협정과 불가침 조약을 논의할 수 있으며, 경제적 지원과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를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선(先)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북한이 오는 18일 유엔의 파리기후변화 협정 서명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리수용 외무상을 통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케리 장관은 1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원한다면 통일 문제에 대해 한국과 함께 협력할 준비도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은 “이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렸으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하겠다는 결정을 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케리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2270호)에 담지 못한 몇 가지 조치도 몇 달 안에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케리 장관은 “중국도 적극적인 대북제재 이행을 결심한 만큼, 현재 초기 단계인 대북 제재가 앞으로 북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G7 외교장관들도 이날 회의 폐막과 함께 발표한 의장 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케리 장관은 이날 1945년 원폭이 투하됐던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과 원폭 자료관을 미국 현직 장관으로는 71년 만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이후 7개월 만에 방미하는 북한의 리 외무상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 대변인실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18일 미국에 도착한 뒤 22일 열리는 파리협정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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