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과반 겨우 확보시

외형적 ‘힘의 균형’형성하지만
3당 모두 개혁 놓고 갈등 소지

체질개선 이니셔티브 쥔 黨이
대선정국 주도할 가능성 높아

10여명 달할 무소속 거취 변수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150석)을 겨우 확보하고 더불어민주당은 100석 안팎, 국민의당이 교섭단체 구성(20석)에 성공할 경우 정치권은 신(新)삼국지 시대를 맞게 된다. 각 당이 이겼다고 박수를 치기도, 패배했다고 내부적으로 책임론이 부각되기도 애매한 의석이다. 내부적으로 각 당이 안고 있는 고질병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적으로는 힘의 균형을 이룬 만큼 상대만 의식하다 내부의 상처가 곪아 터지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힘의 균형은 오래가지 못하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순차적인 정계 개편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총선 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하게 체질 개선에 나서는 정당이 대권을 움켜쥘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과반 획득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전개된 친박(친박근혜)계 비박(비박근혜)계 간의 치열한 권력투쟁이 곧바로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민심 이반, 특히 전통적 지지세력의 이탈이 가시화된 만큼 양측이 화해를 시도하는 등 자성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권력의 속성상 양 계파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5월 중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데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당 대선 후보 경선 등 잇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새누리당이 과반을 달성할 경우 친박계는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을 확인했다고 과신하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비박계, 당 안팎의 개혁 세력과 충돌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오세훈 전 의원, 정두언, 정병국 의원 등 비박계와 유승민 의원 등 여권 성향 무소속 인사들이 당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가 강하게 당권을 쥐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 경우 김 대표 등도 이 같은 개혁 요구에 동참할 수도 있다. 특히 친박계를 대표할 대권 주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친박계가 무리하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의 영입을 시도하거나 비박계 소장파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론’ 등을 꺼내 들 경우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 수도 있다.

1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의 거취도 변수다. 이들은 당장 복당을 신청하겠지만 여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한 상태여서 복귀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 형성에 나설 경우 이들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정계 개편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기면 그간 계파 갈등 등 당내 상처가 그냥 봉합될 수 있어 독(毒)이 될 것”이라며 “당이 총선을 계기로 체질 개선에 나서느냐, 아니면 계속 싸우기만 할 것이냐에 따라 정권재창출 여부도 판가름날 것”이라고 밝혔다.

과반 확보에 실패한 야권은 대선을 앞두고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더민주는 당내 친노계와 비노(비노무현)계 간 선거 책임론이 당장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김 교수는 “사실 더민주가 100석에 턱걸이했다는 것은 텃밭인 호남은 국민의당에 내주고 수도권은 새누리당과 양분했다는 것”이라며 “호남도, 수도권도 꽉 잡지 못하면 더민주는 내홍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차라리 100석에 못 미쳐 당의 문제점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와 투쟁이 이뤄지고 그 결론을 바탕으로 당을 확 뜯어고치는 수순을 밟는 게 정권 창출을 위해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부 논쟁은 우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문재인 전 대표 등의 거취를 둘러싼 갈등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지만 결국에는 친노·운동권 세력과 신진 세력과의 권력투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과는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오갈 수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둔 국민의당 역시 내홍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호남 일색 국회의원과 안철수 대표 간 향후 정치 행보를 두고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진보와 보수 사이 제3의 정당의 위치에 설 것인지, 더민주를 대체할 야권 대표주자로 설 것인지 당내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결국 대선을 앞두고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통합 논의가 터져 나올 경우 안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가장 큰 변수다. 만약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 많은 선거구 획득에는 실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정당득표율을 얻을 경우 사실상 제2당의 입지를 구축하며 외부에서 더민주의 원심력을 키울 수도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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