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케리 행보 주목

리, 기후협정서명 내주 訪美
국제사회서 고립탈출 모색

전향적 비핵화 조치 없으면
전격 대화재개되긴 힘들듯


대북 제재가 가속화하는 국면 속에 북한 리수용(왼쪽 사진) 외무상의 유엔 행보(21~22일)가 심상찮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견디다 못한 북한이 미국과 직접 담판을 시도하며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때마침 나온 존 케리(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발언 역시 의미심장하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과거 발언보다 상당히 진전됐다. 핵과 미사일만 포기하면 경제적 지원,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 보장, 상호불가침 조약,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에 이르기까지 북한이 원하는 바는 다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다. 특히 불가침 조약은 체제붕괴를 우려한 북한이 시급하게 원하는 바로 보통 정전체제의 종식을 알리는 평화협정 체결의 전 단계로 간주된다.

아직은 동상이몽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북·미 채널 가동에 관심이 많겠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제재 국면에서 국제사회의 왕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문 같다”고 평했다.

리 외무상은 대북 제재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면서 교착상태의 북·미 관계 돌파구를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이 참석하는 파리 협정 서명식(22일)에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참석한다. 여러 각료급이 모이는 서명식에서 양측이 자연스럽게 조우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자 회동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내비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외교수장이 북한과의 접촉에 나서는 것 자체가 제재 국면을 흔드는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도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강력한 추가 제재가 가능함을 시사하는 등 강력한 제재 이행 의지에 변함이 없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경고이자 또 다른 차원의 압박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5월 당 대회 전후 5차 핵실험이나 대화 물꼬를 트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를 겨냥한 복선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 만남이 성사되면 가격흥정이 중요할 텐데,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전에 했던 냉각탑 폭파 같은 쇼가 아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필요로 할 거고 중국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조건없는 협상을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나 입장표명 없이 대화가 전격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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