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파나소닉 부품 공급 독점
시장 ‘파이’ 키우는 효과로


전기차 대중화를 표방한 미국 테슬라의 ‘모델 3’ 돌풍은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로 보는 것은 테슬라가 강세를 보이면 보일수록 테슬라 차량에 배터리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는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 돌풍이 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효과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델3’가 50만 대 판매될 경우, 일본 파나소닉은 25억 개 이상의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3월 테슬라의 판매량은 9020대로 북미시장 전체(2만6555대)의 40%에 달했다.

테슬라가 성장하면서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의 입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총 5562MWh(약 5만~6만 대 규모)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출하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부문에서 점유율 35.9%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산 배터리를 쓰는 유력 신차 모델이 나오지 않는 한, 일본 배터리 강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17.7%(2478MWh) 수준에 머물렀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이는 LG화학 배터리를 쓰는 GM의 전기차 ‘볼트’,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BMW ‘i3’의 판매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는 당장은 일본과 격차가 벌어져도 장기적으로 국내 업계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모델3의 등장으로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주행거리 향상, 가격 하락을 위해 배터리 제조업체에 진보된 배터리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는 자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확대로 이어져 한국 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