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發 ‘정계개편’ 빅뱅-2>與 비대위 체제로 全大…‘책임론’ 놓고 계파 갈등 불보듯

- 패닉의 새누리

비대위원장에 원유철 거론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할듯

친박 vs 비박 계속된 갈등
당권 다툼으로 폭발 가능성

“위기돌파 대안세력 없고
세대교체할 동력도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4일 4·13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서청원 최고위원이나 원유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어 비대위 구성을 놓고 상당한 진통과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뿐 아니라 공천을 주도한 친박계도 함께 책임을 지고 당 전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로 정국 주도권을 상실한 데 이어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 세력도, 세대교체를 위한 동력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상당기간 패닉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 “정치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한없이 낮은 자세로 따뜻한 보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따뜻한 보수’는 유승민 의원이 지난해 원내대표 당시는 물론, 전날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내세운 새누리당이 걸어가야 할 보수당의 이념적 좌표다.

김 대표에 이어 김태호 최고위원, 황진하 사무총장이 당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사실상 공백 상태에 접어들게 됐다. 최고위원들은 이르면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 대표 권한대행 체제 또는 비대위 구성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당 대표 권한대행 또는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차점자인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이나 원유철 원내대표가 맡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 구성을 통해 외부인의 손에 대수술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내부엔 이 위기를 돌파할 뚜렷한 대안 세력도 없고, 세대교체를 위한 동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총선 이전 새누리당 의원들은 친박과 비박을 막론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던 무기력·무능력의 행태를 보여온 바 있다. 자칫 총선 이후에도 청와대의 반응만 살피다 대수술의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이날 오전에도 새누리당 내부에선 탈당했다가 당선된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을 놓고 이견이 표출됐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당선인은 MBC라디오에 출연, “당연히 복당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반면,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선거가 끝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무소속을 입당시키겠다, 안 하겠다 (말)하는 건 겸손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