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野 총선승패 원인 분석

더민주 대승…‘反새누리 정서 편승’덕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잃고 참패한 이유와 관련, 당내 관계자들은 공천 파동 등 당내 갈등이 주요 원인이 됐지만 지난 4년 동안 여당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인은 4·13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14일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참패한 이유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최근 공천과정에서 국민들을 속상하게 한 것이 (참패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하지만 그 저변에는 지난 4년 동안 국정운영을 하면서 야당을 끌고 가거나 제압하지 못하면서 야당에 끌려다니며 국정운영의 동력을 놓쳤던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여당의 책임이 더 크지 않냐고 판단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충남 홍성·예산에서 당선된 홍문표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참패의) 첫째 이유는 공천 파동이고, 두 번째는 친박·비박 사이의 갈등”이라며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경제정책의 실패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장은 “선거운동을 하러 지역을 다닐 때도 가는 곳마다 가까운 분들이 (정책의 실패에 대해) 귀띔해줬기 때문에 (이런) 현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의 노회찬 전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일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으로 위시되는 집권세력을 부화뇌동하듯이 따라간 집권여당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지역에서 압승을 거두고 국민의당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야권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반(反)새누리당 정서에 대한 반대급부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춘석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선거는 여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수도권에서 다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당의 텃밭이고 대선을 치를 때 가장 전초기지인 호남의 민심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현재 (새누리당의) 경제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정체 상황을 벗어날 수 없으니, (변화를) 실현시켜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를 했던 것이 통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일반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더민주는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심판을 하는 과정에서 어부지리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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