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주서 가까스로 승리
5선 추미애 女의원 중 최다선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배제된 후 탈당해 세종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의원이 7선 고지에 올랐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최초로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렇게 살아 돌아온 정치인들이 있는가 하면, 전국 각지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셔 정계 은퇴 기로에 내몰린 정치인들도 여럿이다. 김문수·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해찬 의원은 14일 새벽 당선이 확정되자 “당의 잘못된 판단을 시민 여러분이 바로잡아 주셨다. 복당하면 세종시민에 대한 사과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도덕성과 경쟁력 면에서 하자가 없었지만, 김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 배제됐다. 이 의원의 복당 요구는 곧 이를 거부하는 김 대표와 ‘좌장’의 귀환을 기다리는 친노(친노무현)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
정동영 국민의당 당선인은 전주병에서 김성주 더민주 후보에게 47.7% 대 47.0%의 신승을 거두고 4선 고지에 올랐다. 정 당선인은 15대, 16대 총선 때 이곳에서 당선된 후 2007년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서울 동작)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2008년 전주 재·보궐선거로 회생한 정 당선인은 19대 총선(강남을)에서도 낙선했다가 다시 전주로 돌아왔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서 4선에, 추미애 더민주 의원은 광진을에서 5선에 올랐다. 추 의원은 헌정 사상 최다선 지역구 여성의원이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서 4선에 올라 당 소속 여성 현역 중 최다선을 기록했다.
3선 의원과 재선 경기지사를 지내 여권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문수 전 지사는 여당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에게 큰 표차로 패했다.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뒤로하고 대구를 택했던 김 전 지사의 행보가 결국 악수로 판정 나면서 대선 후보 경쟁에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당분간 정치 일선에 나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에서 6선에 도전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도 은평을에서 정치 신인 강병원 더민주 당선인에게 일격을 당했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새누리당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이 의원은 공천 학살의 희생양을 자처하며 당선 후 복당을 자신했지만 이번 패배로 재기가 불투명해졌다.
13차례 당적을 변경하면서도 번번이 당선에 성공해 ‘불사조’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7선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유력한 차기 국회의장 후보였던 이 의원은 이번 낙선으로 정계 입문 25년 만에 정계 은퇴 기로에 섰다. 새누리당 대표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우여 의원 역시 6선 고지를 밟지 못하고 낙선했다. 역시 차기 대선 후보를 노리던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서울 마포갑에서 노웅래 더민주 의원에게 패했다.
한편, 이번 20대 총선에서 당선인의 평균연령은 50대가 161명(5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81명(27%), 70대 5명(1,7%), 30대 2명(0,7%), 20대 1명(0.3%) 순이었다.
최고령 당선인은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종인 더민주 대표로 만 75세다. 최연소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인 김수민 당선자로 만 29세에 금배지를 달았다.
여성 당선인은 26개 지역구에서 배출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98명 출마자 가운데 26.5%가 당선됐다.
김남석·김윤희·방승배 기자 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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