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2주기’ 맞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20개 긴급전화 3개로 통합… 단일재난통신망 내년말 구축
긴급 상황때 신속 대처하려 18개월째 관사서 혼자 지내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생긴 부처다.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그리고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안전관리본부 조직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생 부처다. 출범한 지 아직 2년이 안 됐다. 초창기에는 말도 많았다. 안전처는 뭐하는 조직이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이렇게 창궐하는데 안전처는 왜 보이지 않느냐 등 조직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처는 이제 이러한 논란을 뚫고 자신의 위치를 단단히 다져가고 있는 중이다.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안전처에 한번 와 보면 예기치 못한 재난에 늘 대응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달리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 중심에 박인용 장관이 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15일 ‘묘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집무실에서 박 장관을 만났다. 박 장관은 “배에서 양손으로 물을 담은 뒤 이를 옮기는 심정으로 안전처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 장성 출신인 그는 군 복무 중 후배들에게 육상에선 남자답게 활개를 쳐도 큰 문제가 없지만 선박에선 항상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진다며 자주 이 사례를 들었다고 한다. 항상 조심하고 주의를 강조하는 그의 습성은 안전처에 그대로 착근됐다. 안전처가 안전 컨트롤타워로서 빠르게 자리를 잡게 된 배경에는 지나칠 정도로 안전을 강조하는 박 장관의 지휘 스타일이 많은 몫을 차지했다는 게 안전처 안팎의 평가다.

박 장관은 “재난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119 특수 구조대를 4개 권역별로 배치하고 남해에만 있었던 해양 특수 구조대를 서해, 동해 등을 포함해 총 3곳에 배치했다”며 “이를 통해 대형재난 시 특수 구조대 현장 도착시간(골든 타임)을 육상 30분, 해상 1시간 이내로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 현장의 민·관·군 합동구조에 대한 지휘권을 육상은 관할 소방서장, 해상은 관할 해경서장으로 일원화했고 재난 대응 매뉴얼도 현장에서 쉽게 적용이 가능하도록 338개 기관별 1권으로 단일화했다”고 말했다. 안전처는 20개 긴급 신고전화를 119(재난), 112(범죄), 110(민원) 등 3개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 단일 재난안전통신망 구축도 2017년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안전처는 14개 부처와 함께 지난해 3월 재난안전체계의 비전과 발전 방향을 제시한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든 뒤 이에 따라 안전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장관은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가동 이후 교통사고, 해양사고 등 주요 안전사고 지난해 사망자는 6446명으로 2014년 7076명에 비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사회 전반에 대해 안전하다는 의식도 세월호 직후인 지난 2014년 5월 16.0%에서 지난해 12월 33.5%로 세월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에 비해 안전사고 사망자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초대 안전처 장관인 그는 스스로에게 몇 점을 부여할까. 박 장관은 “딱 59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낙제점이 60점이라면 바로 아래 점수인데 이를 통해 안전처 장관 취임 시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의 생활은 딱할 정도다. 1년 6개월 동안 정부서울청사 주변 관사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장관은 “배짱이 없어서…”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사진=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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