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 여진 1시간에 1번꼴
고베 대지진 이후 가장 많아

日정부, 생필품 보급에 사활
美軍 수직이착륙기 동원키로

아베 정권, 국정 올스톱 위기
수습 차질 땐 정권 내줄 수도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연이어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지진에 따른 여진이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 이후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진의 진도도 규모 3.5 이상인 경우가 많아 추가적인 강진 발생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으며 인근의 활화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18일 아사히(朝日)신문, NHK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구마모토현의 첫 지진 발생 이후 이날까지 약 500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에도 진도 3∼4에 달하는 여진이 평균 1시간당 1회 꼴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에 따른 규모 3.5 이상의 여진은 17일까지 165회가 일어나,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또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마모토시 북동쪽 및 남서쪽으로 진원지가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진에 따른 불안감은 화산 폭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17일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 임시회의에서는 “후타가와(布田川)단층대(16일 강진 진원지)의 후타가와 구간 동쪽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수㎞ 길고 아소(阿蘇)산의 칼데라(화산 폭발로 산 정상이 움푹 파인 것) 가운데까지 뻗었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일본 내에서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구마모토현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라이프 라인(생필품 보급선)’ 확보가 피해 복구 및 이재민 지원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날 지지(時事)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은 14일 오후 최초 지진 발생 후 4일째 접어든 현재 지진의 영향으로 전기, 가스, 석유 등의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약 20만 명에 달하는 지진 이재민들을 위한 비상 식량 보급도 사태 수습의 현안이 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식수, 식량, 모포 등 이재민들이 피난소에서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품들이 절대 부족 상태이며 정부 등의 지원 물자가 각 피난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자 보급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아베 정권은 이번 재해 발생 초기 거절했던 주일 미군의 지원 제의를 수용하기도 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일본 내 재해 지원에 처음으로 미군의 오스프리가 참가한다고 밝혔으며 18일부터 오스프리를 이용한 물자 보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한편 현재 중의원에서 심의가 진행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안, 오는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및 7월 초 참의원 선거 준비 등 갈길 바쁜 아베 정권은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해 국정을 올스톱해야 하는 위기에 빠졌다. 이번 지진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채 중·참의원 동시 선거를 실시할 경우,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후 1년여 만에 정권을 내준 옛 민주당 정권과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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