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해안 ‘규모 7.8’ 강진
사망 262·부상 2500명 집계
군인·경찰 1만여명 현장 투입


지난 16일 규모 7.8의 강진이 강타한 에콰도르에서는 17일 긴급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피해자 구조를 위한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현재 262명, 부상자는 최소 25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이날 진원지인 태평양 해안에서 가까운 과야스·마나비·산토도밍고·로스리오스·에스메랄다스·갈라파고스 등 6개 지역에 긴급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에콰도르 정부는 이날 피해자 구조를 위해 재난 현장에 군인 1만 명과 경찰 4600명을 투입했다. 이탈리아 로마 방문 일정을 접고 급거 귀국한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무너진 건물 등은 다시 복구할 수 있지만, 인명은 되살릴 수 없다”면서 “재난 수습의 최우선 순위는 인명 구조”라고 밝혔다. 또 에콰도르 정부는 피해 지역에 응급 피난처와 야전병원 등을 세우는 한편, 비상식량과 취침세트 배분 작업에도 착수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은행에서 6억 달러(약 6879억 원)를 빌려 긴급 대응 자금을 편성했고, 베네수엘라·콜롬비아 등 인근 국가에도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구조 작업은 인력·장비 부족으로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무너진 집 더미 속에서 맨손이나 삽과 같은 간단한 장비로 필사적으로 가족을 찾고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주민들 대부분이 여진 공포로 집에 돌아가지 못한 상태에서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과야스 주민인 호세 메레길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은 내 인생 최악의 경험이었다. 동네 주민들이 모두 ‘세상이 끝나는가 보다’면서 소리를 질러댔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진이 예고되고, 쓰나미 발생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혼돈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쓰나미 경보를 해제했지만, 해안 지역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여전히 높은 곳에 머물고 있다. 생산 활동도 멈췄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에콰도르 서북부에 있는 항구도시 에스메랄다스의 정유공장은 지진 이후 시설 점검 등을 위해 임시로 가동을 중단했다. 에콰도르 내무부는 강진 발생 지역 상점의 야간 운영을 72시간 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자국 챔피언십 대회를 진행 중이던 축구협회도 나머지 경기를 무기 연기했다. 또 피해 지역 중 한 곳인 포르토비에호에서는 재소자 100여 명이 탈옥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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