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보수정권 失政 청문회”
더민주 “20代국회서 검토 가능”
野 ‘국민심판받지 않았다’ 착각

진념 “정치권, 아직 정신 못차려”


4·13 총선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둔 야권이 권력에 취해 총선 민심을 외면하고 정쟁만 일삼던 구태를 재연하려 하고 있어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8년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을 실시하겠다’고 나서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동조하자 정치권 원로와 전문가들은 19일 “나라를 결딴내겠다는 것”이라며 “야권은 여야가 서로 협력해 정치회복과 경제회생을 꾀하라는 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대표는 앞서 18일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 동안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온 적폐를 과감하게 타파하겠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청문회, 국정조사 등을 필두로 모든 의회 권력을 발휘하겠다”고 천명했다. 더민주는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20대 국회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호응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원로와 전문가들은 경제·민생 회복의 골든 타임이 지나가는 절박한 시점에 전·현직 대통령 청문회를 벌이겠다는 발상도 발상이지만, 무엇보다 야권이 민심을 거꾸로 읽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총선에 나타난 민심은 여야 모두에 회초리를 들고 상생의 정치와 민생의 회복을 주문한 것인데, 마치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만 심판하고 야당은 잘하고 있다는 식으로 오독(誤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득권 양당구조에 대한 반감과 ‘새정치’ 기대감에 힘입어 더민주를 제치고 정당득표율 2위를 기록한 국민의당이 민의를 잘못 읽어 정치 구태를 재연할 경우, 민심은 이내 싸늘해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린다. 천 대표가 뜬금없이 청문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들이민 내용이 한결같이 논쟁을 야기시킬 분야에 치중돼 있으며, 이를 둘러싼 야권 선명성 경쟁과 섣부른 대권 경쟁이 불붙을 경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는 우려도 많다.

김대중정부 시절 내각의 경제사령탑을 지낸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총선에서 국민은 이제 일방적인 통치 말고 협치를 해달라고 절묘하게 선택한 것인데 정치권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야권이 의석이 좀 많아졌다고 나대면 더 큰 회초리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허민

허민 전임기자

문화일보 /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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