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적완화 물건너가
野 경제민주화 등 강조
‘기업옥죄기’ 확대 조짐


4·13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해 온 ‘성장론’이 한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참패로 새누리당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한국판 양적 완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통화를 시중에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이 같은 성장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한목소리로 반대 견해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추경을 편성하려면 국회 의결이 필요한데, 국회가 여야 협상을 거쳐 개원하려면 추경 편성은 올해 하반기나 돼야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경기 군불이 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추경을 쓴다면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과 함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직면할 수 있다. 국회 통과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올해 하반기가 되면 여야 모두 내년 말 치러질 대통령 선거 모드로 들어가게 되는데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민심을 잡기 위해 추경 등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을 쓴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야당은 추경 편성은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반면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르면서 ‘더불어 성장론’을 적극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서는 ‘더불어 성장론’이 정부 규제나 기업 부담을 늘리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성장론으로 가장한 기업 규제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더민주의 대기업 관련 공약에는 경제민주화의 취지하에 기존 순환출자 해소 추진,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사면권 제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확대 등 각종 규제가 포함돼 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총선 승리 이후 “국민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경제실패 책임을 준엄하게 심판했다”며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로 대한민국 경제 틀을 바꾸겠다”고 공약 실천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당이 내세운 ‘공정성장론’도 대기업 중심 경제 관행에 대한 각종 규제를 포함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기업을 더 규제하고 생산 비용을 높이면 오히려 성장이 더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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