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선전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추대론을 놓고 불거졌던 계파 간 갈등이 총선 승리 ‘논공행상’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착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승리가 더민주가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오만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을 심판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얻은 어부지리라는 것을 망각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19일 2030세대의 투표율 제고는 ‘문재인 위기론’에 따른 것이라며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막지 않았다면 과반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김 대표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이에 당권파들은 김 대표가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친노·계파주의 청산을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아니었어도 승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김 대표의 역할을 평가절하했다.
정 의원은 당을 구한 건 ‘김종인 역할론’이 아닌 ‘문재인 위기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는 물론 호남에서도 홀대받자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인 20∼30대가 투표장에서 결집 현상을 보였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양승조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은 ‘김종인 역할론’이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들어오기 전에는 당이 난파 위기였다”고 말했다.
당권파에선 문 전 대표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더민주 후보 중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이개호 비대위원은 이날 “‘반문정서’가 호남 참패의 분명한 원인”이라며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문 전 대표와 그 지지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같은 ‘김종인 역할론’과 ‘문재인 위기론’의 대립은 당 대표를 둘러싼 갈등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친문재인파, 친김종인파 모두 말로는 정부, 여당 심판론 때문에 승리했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자신들 감투 찾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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