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6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6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종인 덕분에 黨 구했다 vs 문재인 홀대받자 표 결집

4·13 총선에서 선전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추대론을 놓고 불거졌던 계파 간 갈등이 총선 승리 ‘논공행상’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착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승리가 더민주가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오만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을 심판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얻은 어부지리라는 것을 망각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19일 2030세대의 투표율 제고는 ‘문재인 위기론’에 따른 것이라며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막지 않았다면 과반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김 대표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이에 당권파들은 김 대표가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친노·계파주의 청산을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아니었어도 승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김 대표의 역할을 평가절하했다.

정 의원은 당을 구한 건 ‘김종인 역할론’이 아닌 ‘문재인 위기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는 물론 호남에서도 홀대받자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인 20∼30대가 투표장에서 결집 현상을 보였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양승조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은 ‘김종인 역할론’이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들어오기 전에는 당이 난파 위기였다”고 말했다.

당권파에선 문 전 대표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더민주 후보 중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이개호 비대위원은 이날 “‘반문정서’가 호남 참패의 분명한 원인”이라며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문 전 대표와 그 지지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같은 ‘김종인 역할론’과 ‘문재인 위기론’의 대립은 당 대표를 둘러싼 갈등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친문재인파, 친김종인파 모두 말로는 정부, 여당 심판론 때문에 승리했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자신들 감투 찾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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