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1주일, 공직사회는…

‘巨野 정국’무기력증 팽배
각종이슈 특검·청문회說
사기 꺾이고 패배주의도

전문가 “선거결과 상관없이
소신껏 일하는 시스템 필요”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가 현실화하면서 공직 사회가 심각한 무기력과 의욕상실증에 빠졌다. 19대 국회에서는 여대야소였는데도 국회선진화법에 가로막혀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20대 국회에서는 여소야대 국면까지 펼쳐지면서 “어차피 안 될 텐데 뭣 하려고 하나”라는 패배주의 때문에 국정 추진력이 극도로 약화하고 있다.

20일 정부 부처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의 지위마저 상실하게 되면서 정부세종청사와 서울청사 등에는 무력감과 패배주의가 퍼져 국정의 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19대 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안 등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세월호 침몰 참사, 자원 외교 비리 의혹, 방산 비리, 테러방지법, 누리과정 예산,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온갖 이슈에 대해 청문회나 특검을 추진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누가 일할 맛이 나겠느냐”며 “정부와 공직자들의 사기가 송두리째 꺾이고 있는데 국정이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믿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공직 사회가 겉으로는 일하는 척하지만, 이미 ‘복지안동(伏地眼動·땅에 엎드려 눈치만 본다) 모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각을 통한 분위기 쇄신과 공직기강 세우기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직 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부 내에서조차 “청문회 통과도 더욱 어려워졌는데, 과연 제대로 일할 만한 사람이 장관으로 오려고 하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공무원들이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여야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국정이 마비되지 않도록 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 조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해동·신선종·김만용·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

관련기사

조해동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