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민연금공단 심사이후
등급외 장애인 판정비율 급증
2009년 2.5%→2014년 16.2%

“기록만 보고 기계적 판정”불만


지난 2009년 심장장애 3급과 뇌병변 2급으로 중복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민모(54) 씨는 2012년 10월 국민연금공단의 장애등급 재판정을 통해 뇌병변 5급으로 결정됐다. 재활치료 기록 등을 볼 때 상태가 호전됐다는 이유였다. 납득할 수 없었던 민 씨는 등급 이의 신청을 한 뒤 2년가량의 고생 끝에 최종 2급 판정을 받았다.

지체 장애 2급이던 박모(여·57) 씨는 2015년 8월 장애등급 재심사에서 3급 판정을 받았다. 택시기사인 남편 노모(58) 씨는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박 씨를 돌보느라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대출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노 씨는 “공단에서 의사를 보내 아내 상태를 한 번이라도 직접 봤다면 이런 결과는 안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국민연금공단이 ‘장애등급심사’를 시작한 이후 등급 하락에 대한 장애인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장애등급을 일선 의사가 판정해 등록하도록 했으나, 보건복지부가 의사와 장애인 간 ‘짬짜미’를 우려해 2010년부터 장애등급심사를 국민연금공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일부 장애인들은 “공단이 복지지출 예산을 줄이고자 기계적으로 등급을 판정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공단이 현장에 오지도 않고 기록만을 보고 등급을 판단하는 행정편의주의에 빠져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2015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등급심사를 하기 전인 지난 2009년 등급 외 장애인 판정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4.9%를 시작으로 2011년 17.3%, 2012년 17.6%, 2013년 16.8%, 2014년 16.2%로 급격히 늘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기준대로 판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효목·최재규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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