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전문가 위원회 열어
폐 손상 직접 원인 객관성 얻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이 주요 증거 확보 작업을 완료하고 다음 주부터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주요 이사진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키로 방침을 정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최근 수사팀은 질병과 관련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를 열어 가습기 살균제가 임산부와 영유아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해 지난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동물실험 결과가 객관성이 입증된다고 만장일치로 결론내렸다. 그동안 옥시 측은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을 두고 질병관리본부의 실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채 자체 실험결과를 토대로 반박해왔다.

검찰은 옥시 측이 가습기 살균제 출시 직후 동물실험 필요성을 알고도 이를 생략한 사실을 바탕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또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사회 임원 등 주요 의사결정자들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검찰수사는 2001년 동물 실험을 생략한 경위와 2011년 대규모 피해자 발생 후 옥시 측의 증거인멸 행위 등 크게 두 갈래로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위법행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옥시 측은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회사의 온라인 고객 상담 게시판에 소비자들의 제품 부작용 관련 글이 꾸준히 올라온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당시 연구 실무진들이 동물실험 필요성 등을 논의한 내부 문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 후 피해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후 옥시 측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팀의 압수수색이 있기 전인 지난 2월 옥시 측이 임직원 사이에 주고받은 이메일과 PHMG의 유해성을 경고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을 삭제한 흔적을 찾아냈다. 19일 옥시 측 인사담당 임원을 소환해 회사 전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조사한 검찰은 이날 옥시 측 민원담당 직원 2명을 소환해 게시판 글 삭제 경위 등을 추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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