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첫줄 왼쪽 두 번째)·권혁주(둘째 줄 오른쪽 첫 번째)와 피아니스트 손열음(〃 네 번째) 등 금호영재, 영 아티스트, 금호라이징스타 출신 클래식계 젊은 거장들로 구성된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가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첫줄 왼쪽 두 번째)·권혁주(둘째 줄 오른쪽 첫 번째)와 피아니스트 손열음(〃 네 번째) 등 금호영재, 영 아티스트, 금호라이징스타 출신 클래식계 젊은 거장들로 구성된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가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⑬ 금호아시아나 ‘메세나’ 활동 <끝>

1993년부터 ‘악기은행’ 운용
문화예술 매개로 고객에 신뢰

음악인賞 만들고 장학금 지원
일회성 아닌 지속적으로 운영

광주에 ‘유스퀘어 문화관’
건립 연극·뮤지컬 등 문화갈증 해소


“그동안 콩쿠르에 나가 연주할 좋은 악기를 구하러 다니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지인의 지인을 통해 겨우 구했지만, 계속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우리 아이의 실력을 보고, 고가의 명품 고(古)악기를 무상으로 임대해 줬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음악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금호아시아나는 아이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준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달 금호아시아나로부터 명품 고악기를 받은 김동현(16) 군의 어머니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호아시아나처럼 음악인을 후원하는 기업이 많아지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군은 올해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금호아시아나의 고악기 수여자로 선정됐다. 김 군은 이를 통해 ‘과다니니 파르마’(1763)를 받았다. 보통 악기를 후원받는 경우 보험료는 따로 내야 한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악기와 관련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연주자가 음악에만 집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993년부터 고악기 무상 임대 사업인 ‘금호악기은행’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신지아, 이유라, 임지영, 클라라 주미 강, 첼리스트 이상은, 이정란 등의 연주자들이 금호악기은행을 통해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악기를 지원받은 김 군을 비롯해 이수빈(15) 양, 김다미(여·27) 씨 등 바이올리니스트 3인 모두 ‘금호영재’ 출신이다. 특히 김 군은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김 군은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제가 무대에 올라서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악기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음악의 다채로운 소리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고객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일회성이 아닌 오랜 기간 이어진 지원으로 독특한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1977년 설립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고’라는 재단 설립 취지에 맞춰 문화예술 분야의 영재 발굴 육성에 힘쓰고 있다. 악기를 배우는 학생과 부모 사이에선 금호영재로 선정되는 것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금호영재 출신의 한 바이올리니스트는 “금호영재로 선정되는 것은 고악기와 같은 경제적인 지원 외에도 더 큰 의미가 있다”며 “금호영재로 선정되면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어 국제 콩쿠르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해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기악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씨에게 항공권을 지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 같은 노력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박삼구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다. 박 회장은 2014년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2004년 큰형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이 상을 받은 데 이어 형제가 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상을 받았다. 몽블랑 문화재단은 박 회장에게 상을 주면서 “오랜 기간 한국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지속적이고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헌신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현재 박 회장은 제9대 한국메세나협회장을 맡으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금호아시아나는 광화문의 명소로 자리 잡은 실내악 전용 홀인 ‘금호아트홀’과 신진 작가들의 산실인 ‘금호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 고악기 무상 임대뿐만 아니라 금호음악인상, 연주자 항공권 제공, 음악 영재 장학금 수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9년에는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해 광주광역시에 ‘유스퀘어 문화관’을 건립했다. 유스퀘어 문화관을 통해 지역 주민들은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연극과 뮤지컬, 미술 전시회 등을 접하며 문화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또 연세대에 실내악 등 클래식 공연과 학교 행사에 쓸 수 있는 390석 규모의 ‘금호아트홀연세’를 세우고, 예술의전당에는 30억 원의 금호예술기금을 출연해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캠프 & 콩쿠르’를 열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서울 광화문에 자리한 금호아시아나 본관 사옥 1층 로비에서 ‘문화가 있는 날’ 로비 음악회를 선보인다. 금호아시아나 임직원 외에 퇴근길의 인근 직장인과 시민들도 음악을 듣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로비 음악회는 매회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룬다. 광화문에 위치한 통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광철(34) 씨는 “지난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처음 건물 밖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게 됐다”며 “이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일부러 이곳을 찾아 로비 음악회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기업의 경영 환경과 관계없이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며 “음악과 미술 분야의 영재 발굴과 육성에 힘써 한국의 간판 메세나 기업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고객과의 신뢰를 굳건히 쌓겠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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