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1일 “임 일병의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위로패, 유해수습 시 관을 덮은 태극기 등을 부산에 거주하는 장조카 임현식(71) 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임 씨는 “남자 형제 4명 중 막내였던 삼촌이 가족 대표로 전장에 다녀오겠다고 자원입대해 소식이 끊겼고, 전사일을 몰라 9월 9일을 기일로 정해 제사를 지내왔는데 올해부터는 삼촌 전사일인 12월 6일에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됐다”며 “살아생전 삼촌의 유해를 모시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야 가슴에 맺힌 한을 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장진호→판문점→하와이→서울→부산을 거쳐 66년 만에 임 일병의 유해가 가족 품에 돌아온 것은 천우신조였다.
임 일병 유해는 미 합동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DPAA)가 2000년부터 북한 지역에서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하던 중 2001년 발굴돼 하와이 DPAA 본부로 옮겨졌다. 북·미 합의에 따라 미군 유해만 반출한다는 합의 조항 때문에 북한이 한국군 유해란 사실을 알았다면 유해 반출은 불가능했다. 미 군복을 입고 미군과 함께 전장에서 싸운 덕분에 역설적으로 60여 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DPAA는 정밀감식 과정에서 12위의 아시아계 신원을 확인했다.
한·미 간 유해봉환 협상 끝에 2012년 5월 국내로 다시 봉환됐다. 당시 유가족과 유전자가 일치한 7사단 카투사 김용수·이갑수 일병 2명만 62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고 신원 확인이 안 된 나머지 10위는 국유단 유해보관소에 안치됐다. 그러다가 국유단 유가족 찾기 신형기(34) 탐문관의 끈질긴 추적 끝에 임 일병 신원이 추가 확인됐다. 임 일병 유해는 전우인 김·이 일병처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오는 28일 한국과 미국 국방부가 각기 발굴한 유해발굴 상호 봉환식이 거행된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63년의 한·미 동맹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학기 국유단 단장은 “DPAA가 북한에서 발굴한 유해 중에서 한·미가 추가로 공동 감식을 진행해 국군 전사자로 확인된 15위의 유해와 국유단이 지난해 11월 미 2사단 참전 강원 양구 백석산 일대에서 발굴한 미군 유해 2위를 최초로 상호 봉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유해 상호봉환 행사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 한미연합사 연병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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