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주실적도 최악상황
특별고용업종 지정 여부
노조 고통분담 최대관건
현대重·대우조선 노조
위기불구 임금인상 주장
“노사간 협조로 회생 성공
토요타·쌍용차 돌아봐야”
최악의 불황으로 대량 감원 위기에 몰린 조선업종에 대해 정부가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는 등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조선업 노사의 자구 노력, 특히 노조의 협조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지원을 위해 먼저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 등 자구 노력이 병행돼야 하지만, 현재처럼 강성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임금인상을 계속 요구할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반대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등 국내 중대형 9개 조선사의 조선 및 해양 관련 인력은 2014년 20만4635명에서 지난해 19만5000여 명으로 1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조선업 관련 1·2차 협력업체 인력이 5000여 명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1만5000여 개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대규모 해양플랜트 인도가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력이 감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도 수주 실적이 극히 저조해 조선업 전반에 걸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단기간 대량 실직에 따른 사회적 파장과 울산·거제 등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조선업 전체를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 해고 대신 유급휴직을 실시해 비용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이유다.
문제는 이를 위해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조직 축소, 임금동결·삭감 등 기업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노조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것과 함께 현재 경쟁국 대비 지나치게 높은 임금 수준을 합리화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21일 울산 본사에서 노조 간부들을 만나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3년 연속 적자와 수주 단절 등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조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기업 노조들의 태도 변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4∼2015년 5조 원 규모의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6712원 인상과 성과급 250% 보장, 자연감소분만큼 신규 인력 채용, 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노조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경우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인다.
또 정부로부터 4조 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긴급 수혈받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임금단체협약을 이유로 노조 1인당 900만 원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경제 전문가 및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업 전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조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정부 지원이 별 무소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구조조정이나 정부 지원은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처럼 노조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내 몫을 챙기겠다’는 식이라면 어떠한 지원책을 내놓더라도 소용이 없다”며 “조선업 전체의 위기인데 나 혼자 살겠다는 생각으로는 공멸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950년대 노사대립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일본 토요타는 이후 65년간 무파업을 이어가며 세계 1위 자동차 회사가 됐다. 2009년 파업으로 파산 직전에 몰렸던 쌍용자동차 역시 이후 안정적 노사관계를 발판으로 회생에 성공했다. 반면 한때 국내 최대 알로이휠 수출업체였던 A사의 경우 2007년 노조 설립 한 달 만에 긴축경영에 반발하며 전면파업에 나선 끝에 이듬해 파산선고를 받았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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