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前미국 북핵특사 경고
“이대로면 韓 · 日 핵무장 용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한·미가 실질적인 군사적 제재 카드를 꺼내 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5차 핵실험을 넘어 6·7·8차 핵실험까지 광란의 핵질주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올 들어 계속되고 있는 김 제1위원장의 무모한 핵·미사일 도발은 10년 내 중견 핵보유국으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치밀히 계산된 전략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의 핵실험이 단순히 공갈·기만·엄포나 대미 협상용 행보라기보다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 씨 왕조 핵강국의 가장 뛰어난 후계자로서 인정받아 성대한 대관식을 치른 뒤 장차 미국의 핵비확산정책 세계 질서마저 무너뜨리겠다는 과대망상증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김 제1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전략적 도발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도발이다.
군 관계자는 “김 제1위원장의 지시로 북한이 영상을 통해 핵탄두 모형 및 핵기폭장치, 열압력시험 등의 기술을 공개한 것은 전 세계 어느 핵보유국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행태”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북한이 인민군 창건기념일인 4월 25일 전후, 또는 5월 7일 7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5차 지하핵실험을 기습적으로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기고만장한 북한이 올해 4·5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이어 6·7·8차 실험을 빠른 템포로 이어가는 사상 초유의 핵질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마땅한 제재나 대응 수단을 찾지 못할 경우 독자 핵무장론이 점차 득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사진) 전 미국 북핵 특사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능력을 진전시켜 나가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과 일본 내의 핵무장 논의를 정당화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가진 ‘핵농축과 재처리 제한을 위한 미국의 정책’ 세미나에서 “북한의 4번의 핵실험과 중거리 탄도미사일 실험, 핵탄두 탑재 능력 홍보는 한국과 일본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논의에 비옥한 근거를 제공해줄 것이며 두 나라에서 핵무기를 가지려는 논의를 정당화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특히 “중국은 핵보유국이고 일본은 비핵보유국이지만 재처리를 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예외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미국 태도를 꼬집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북한은 10년 내에 50개 이상의 1세대 원자폭탄 및 2세대 수소폭탄을 보유한 상태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보유한 중견 핵강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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