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선 “법원결정 승복”

“진통제 폭리 부당이익” 시인
濠법원 제품 전량 회수 결정

‘집단 폐손상 원인은 황사’
작년 검찰에 의견서 제출 등
국내 사건엔 무책임한 태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증거 은폐를 지시해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정작 호주에서 진행 중인 ‘진통제 폭리사건’의 법정공방에서는 법원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돌이킬 수 없는 사망 사고를 야기하고도 한국에서는 연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는 최근 호주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법원 및 사법당국의 결론에 100% 승복했다.

레킷벤키저는 지난 14일 호주 법원에서 자신들이 소비자들을 혼동시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레킷벤키저는 호주에서 진통제 ‘뉴로펜’을 이름만 바꿔 다른 제품으로 출시해 이전보다 2배의 가격을 받아오다 적발됐고,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새 제품의 전량 회수를 결정했다. 피해자를 위한 민사소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옥시는 국내에선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최근 피해자들의 폐 손상이 황사·꽃가루·간접흡연 등으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낸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다.

옥시는 2011년 사망자 발생 이후에도 안전성 실험 결과를 계속해서 왜곡하거나 은폐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현재 확인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221명 중 옥시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사용자는 177명으로 전체의 80%에 달한다. 사망자도 94명 중 70명이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사용자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옥시가 호주에선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한국 수사당국과 피해자들의 목소리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레킷벤키저의 처사는 호주와 별개로 한국 소비자와 공권력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100억 원 규모의 피해 보상 대책을 밝힌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가습기 살균제 전담팀을 꾸려 피해보상에 나서기로 했다. 홈플러스 측은 26일 간담회에서 향후 보상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피해 보상 규모를 미리 정해놓지 않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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