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전분기比 1.7% 줄고
투자 5.9%·소비 0.3% ↓
정부 소비만 1.3% 늘어나
“저성장 흐름 당분간 이어져”
26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경기버팀목인 수출의 장기 부진에, 내수 경기도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해 저성장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임을 보여준다. 단기부양효과라는 논란에 불구,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집행이라도 없었다면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을 것이란 의미다. 당면한 수출 회복 노력과 함께 부실 산업 구조조정의 조속한 마무리, 신축적인 통화정책 운용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성장률 발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수출,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성장의 핵심 축들이 동시에 부진의 늪에 빠진, ‘트리플 침체’현상의 현실화로 요약할 수 있다. 수출은 전분기대비 -1.7%, 설비투자는 -5.9%, 민간소비는 -0.3% 각각 감소했다. 대내외 경기여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세계경기 하향 추세로 인해 수출은 올 1월~4월 20일까지만 전년대비 13.3%나 감소했다. 기업들도 낮은 제조업 가동률에 재고부담으로 투자계획을 줄이고 추가 설비 확충을 머뭇거리고 있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 감소는 생산 능력의 감소를 뜻하며 추후 생산에 다시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비도 지난해 4분기에 이뤄진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으로 호조를 보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에서 알 수 있듯 ‘약발’이 떨어지면서 소비절벽 현상이 가시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정부 소비의 증가세는 지난해 3분기 1.3%, 4분기 1.0%에서 다시 1.3%로 확대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번 GDP성장률은 사실상 정부투자의 몫과 역할에 따른 것으로, 민간 소비의 기여도는 제로(0)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수출이 계속 악화하다 보니 내수 쪽으로도 부정적 파급효과가 전염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이후 경기는 대외여건이 다소 개선되고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지적과 함께 재정지출 여력의 축소와 미약한 소비경기 회복세를 볼 때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상충하고 있다. 전 국장은 “2월 이후 개소세 인하 효과와 자동차,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신제품 출시로 민간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는 징후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 부진 심화에 따라 임금상승세가 둔화되고 고용증가세도 낮아져 가계 구매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현재 추세대로 라면 2%대 후반의 연간 성장률에는 어느 정도 부합할 것”이라며 “일단 2분기에는 1분기보다 높은 0.6~0.7%가량의 전기대비 성장률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편성이나 통화정책 완화에 미온적이므로 추후 대책은 4, 5월의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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