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무단벌목 논란 작가
전시회 수익금 기부에 “거부”
예술빙자 자연 훼손에 경종


금강송 무단벌목으로 처벌받은 사진작가 장국현(73) 씨의 전시회 수익금 기부를 천주교 성당에서 받지 않기로 했다. 예술성을 빙자해 자연을 훼손하는 사례가 빈번한 사진예술계에 윤리적 경종을 울린 셈이다.

천주교 대구 범어대성당은 25일 예술사진 촬영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나무 수십 그루를 무단벌목한 사진작가 장 씨가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한 ‘천하걸작 한국영송 장국현 사진전’(12일∼26일)의 수익금을 성당의 파이프오르간 설치비용으로 기부하기로 한 데 대해 거부했다.

장병배 범어대성당 주임신부는 이날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장 작가의 사진촬영과 전시회가 여러모로 논란이 된 만큼 전시회 수익금 기부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주임신부는 “파이프오르간은 설치하지 않고 5월 22일 성당 봉헌식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2011∼2013년 경북 울진군 산림보호구역에서 세 차례에 걸쳐 수령 220년이 된 금강송 등 11그루와 활엽수 14그루를 무단 벌목(산림보호법 위반)해 2014년 대구지법 영덕지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왕송 사진을 찍는 데 구도를 해친다며 인부를 고용해 주변 금강송 등을 베어냈다. 그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렀고 한국사진작가협회는 그를 제명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 초 장 씨는 이달에 사진전을 열기로 하고 계간지 ‘미술과 비평’을 통해 예술의전당과 대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뒤늦게 장 씨의 전력을 알게 된 예술의전당은 지난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전시는 불가능하다”며 대관 취소를 통보했고, ‘미술과 비평’은 이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일 ‘미술과 비평’이 예술의전당을 상대로 낸 ‘전시회 방해금지 가처분’을 일부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전시회가 열리게 됐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회원과 사진작가들이 전시회 개최에 항의하는 1인시위(사진·연합뉴스)를 하는 등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전시회에 앞서 장 씨는 천주교계 언론들과 인터뷰를 통해 속죄의 심정으로 이번 전시회의 수익금을 범어대성당의 파이프오르간 설치를 위한 성금으로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범어대성당이 장 씨의 수익금 기부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은 근래 잇따르고 있는 사진작가들의 자연훼손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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