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록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

지난주 상하이(上海) 지역 출장 때였다. 기내 중국 신문에 ‘4월 말 디즈니랜드 지하철역 시범 운행 개시’ 보도가 눈에 확 들어왔다.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논의 10년 만인 오는 6월 16일 개장한다. 이는 단순히 세계적 놀이공원이 중국에도 개장된다는 의미 이상이다. 중국이 제조업 위주의 경제발전을 뛰어넘어 중산층을 겨냥한 거대 소비경제로 본격 이행하는 것을 상징한다. 동시에 우리의 경제 협력 모델 조정 필요성을 보여준다.

총투자비 340억 위안(약 6조 원)의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입지 선정, 1인당 소득 3000달러 미만의 미성숙 경제, 국제 금융위기 등으로 일시 표류했다. 하지만 상하이정부가 적극 나섰다. 2010년 8월, 산하 유관 정부기업 3사를 동원, 법인을 설립했다. 호텔 그룹인 진장(錦江)국제, 상하이방송영화그룹, 루자쭈이(陸家嘴)금융사 등 여행·연예·금융의 대표주자 기업을 참여시켰다. 이후 푸둥 지역 7㎢(골프장 7개 규모)의 부지를 선정, 프로젝트를 진전시켰다.

디즈니 본사도 발 빠르게 호응했다. 놀랄 만한 것은 디즈니사의 예측력이었다.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물론 디즈니사는 홍콩에서 시장 테스트를 통해 자신감을 붙였다. 공사가 끝나는 2015년을 전후해 중국의 경제력이 훨씬 탄탄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공사 현장인 상하이는 물론, 고속철로 1시간 이내에 도달 가능한 항저우(杭州), 쑤저우(蘇州), 우시(無錫), 난징(南京) 지역은 인구가 5000만 명이 넘는다. 물론 중국의 1자녀 정책으로 부모, 조부모 등 6명이 쏟을 정성도 고려했다. 디즈니사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2013년 세계 최대 교역국이 된 데 이어 2014년 경제 규모 10조 달러 돌파가 이어졌다. 상하이와 인근 지역 인구의 1인당 평균 소득이 거의 2만 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디즈니사는 6개 테마에 중국인의 관심을 끌 콘텐츠를 담는 데 끝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입장료는 논란을 거쳐 하루 370∼499위안(약 7만∼9만 원)으로 정했다. 중국 내 30대 여행 알선 업체와 협업 체제도 구축했다. 푸둥(浦東)국제공항 인근에 위치, 공항에서의 접근성이 30분 이내다. 곧 지하철 시범 운행도 개시된다. 1인당 예상 소비치(약 600∼1000위안)와 하루 목표 입장객(약 4만∼5만 명)이 맞아떨어지면 하루 2400만∼4000만 위안(약 40억∼70억 원)의 영업액이 계상된다. 이제 중국에도 중산층 소비의 상징인 놀이공원이라는 소비의 장이 열린다.

중국이 휴일 경제 활성화를 통한 소비 진작에 나선 것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노동절을 전후한 5월 1일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인 10월 1일을 전후해 공식적으로 20일 이상의 휴가가 있었다. 1995년부터는 주5일제도 도입했다. 이후 흥미롭게도 노동절은 하루만 쉰다. 대신 음력설과 국경절 등 2번의 장기 휴일제가 정착됐다. 대체휴일제로 공식적으로만 1회에 최장 9일을 쉰다. 국내 놀이시설의 부족과 과다 외환보유액 해소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국외 여행이 큰 유행이 됐다. 지난해만 해도 무려 1억2800만 번의 출국이 기록됐다. 2500억 달러를 해외에서 소비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으로 당장 일부 국외여행 수요를 일시적이나마 줄일 것도 분명하다. 물론 중국은 아직도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대량 투입, 성장을 유지하는 측면이 크다. 시간이 가면 이 수요는 점차 소멸될 것이다. 대안을 찾아야 했다. 소비 진작을 통한 경제 지속 발전이다. 잠재소비자는 충분하다. 필자의 추정으로는 2억5000만 명의 1인당 소득이 1만8000달러를 넘었다. 최상위 5000만 명의 1인당 소득은 무려 8만 달러다. 확실한 장만 선다면 비즈니스가 굴러갈 건 자명하다.

이번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완성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 산업 구조도 중국의 변화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중국 여행객 유입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 테마파크의 신설은 재검토해야 할 것이고, 기존 테마파크도 차별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의 자세다. 전례만 찾는 정부와 안주하려는 기업의 사고 한계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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