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비전 2030’ 발표

석유수출 재정의존도 낮추기
실업·주택문제 해결 등 초점

개혁선두에 선 무함마드 왕자
아람코 회장·사우디 경제실세


“2020년까지는 석유가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는 25일 사우디의 TV 인터뷰에서 석유 의존도 탈피를 강조하며 포스트 오일시대 생존 비전을 공개했다. 무함마드 왕자가 이날 밝힌 경제 개혁 방안 ‘비전 2030’은 세계 최대 석유 회사 아람코의 지분 매각과 국부 펀드 확충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날 사우디 정부가 공식 승인했다.

사실상 석유 수출이 정부 수입의 90% 정도를 차지했던 사우디가 석유 수출에 따른 재정 수입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수입원을 다각화하려는 것은 최근의 글로벌 저유가라는 경제 환경 변화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사우디를 포함한 아라비아 반도 산유국들에 대해 “야심 찬 재정 재건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지만, 원유가격이 급락하면 재정 수지는 악화될 것”이라며 “추가적, 실질적 재정 적자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의 석유 의존도 탈피 및 경제 다각화는 과거부터 사우디의 과제였으며, 앞서 이 같은 경제 개혁 모델이 제시된 적도 있다. 그러나 유가가 회복되면 개혁에 대한 추진 동력이 약해져 경제 다각화 정책은 실효성을 잃어 왔다.

반면 이번 사우디의 개혁 드라이브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개혁의 선두에 실제 왕자인 무함마드 왕자가 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 왕자는 1985년생으로 올해 31세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연소 현직 국방장관이자 세계 최대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이다. 또 사우디의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왕실의 경제·개발 위원회 의장이기도 하다. 무함마드 왕자는 현직 살만 국왕의 친아들로 국왕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뉴 사우디’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무함마드 왕자가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 경제에 경종을 울리며 아람코의 상장 및 지분 매각을 비롯, 실업과 주택 문제 해결에 경제 정책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非)석유 수입을 늘리기 위해 광업과 군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5년 안에 폐쇄적인 비자 정책을 개선, 비(非)사우디계 이슬람 신도가 더 오래 사우디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특히 그는 이번 개혁 방안이 유가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도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함마드 왕자의 경제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날 무함마드 왕자가 발표한 ‘비전 2030’에 대해 “개혁의 큰 틀만 보여주는 데 그쳤다”며 “개혁의 성패는 향후 제도 설계를 어디까지 구체적으로 내실화할 수 있는가에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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