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우리 아파트는 2013년도부터 RFID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음식물 쓰레기 카드를 분실해 재발급을 받기 위해 관리사무소로 갔다. 카드 재발급 요청에 직원은 “몇 동 몇 호세요?”라고만 물은 후 아무런 신분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바로 발급해주었다.

너무 의아해서 직원에게 “왜 신분도 확인하지 않고 카드를 발급해주느냐”고 되물었더니 요즘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주민들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면 싫어한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라면 다른 동호수를 불러주고 타인 명의의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않겠는가.

전국적으로 RFID 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지 2년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에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개인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타인 명의의 카드를 발급받아 범죄에 악용하지 않도록 하려면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우선돼야 하며, 관리사무소에서 최소한의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시급해 보인다.

전영숙·부산남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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