任 금융위원장 제시한 案도
산업은행법 개정해야 가능
2野 협조 받는 것이 관건

靑, 두가지 案 놓고 선택 고심
韓銀 “국민적 합의 절차 중요”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정부가 양적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한국은행을 통한 국책은행의 채권 매입보다는 자본력 확충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부의 양적완화에 부정적인 거야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전일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식 한국판 양적완화의 검토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이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산업계 구조조정 등을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는 야당의 압박을 피해가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전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 매입이 아니라, 직접 자본력을 확충해주는 방식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채권을 발행하지 않게 함으로써 국책은행들의 건전성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4·13 총선 과정에서 강봉균 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한국은행이 국책은행의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선 새누리당 방식과 금융위원회 방식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 큰 난제는 과연 여소야대의 국회가 순조롭게 응할지 여부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하든지 법개정을 해야 한다”면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채권 매입 방식을 위해선 한국은행법을 개정해 한은이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의 채권을 사들이도록 해야 한다. 또 한 자본 확충 방식을 따르더라도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 한은법과 산은법등이 개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상 한국은행은 수출입은행에 출자할 수 있지만 산업은행에는 불가능하다. 한은법 제103조에 따르면 한은은 영리기업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이후 제정된 수출입은행법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수탁기관이 중앙은행에서 출자를 받은 국제 관례에 비춰 수은이 한은에서 출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신법 우선 적용 원칙에 따라 수은이 한은의 출자를 받을 수 있다. 반면에 산업은행법에선 한은이 포함돼 있지 않다. 산은이 한은 출자를 받기 위해선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한은법 제76조를 보면 한은은 정부가 보증한 채권을 인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가 보증이 없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은 인수할 수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회 동의 외에도 국민적 합의라는 절차가 남아 있어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국판 양적완화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앞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양적완화가 실패한 정책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정책이 한 번 잘못되면 그에 대한 반성을 하고 새로운 정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궁색하게 옛날과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게 현재 (정부의) 경제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만용·윤정선 기자 mykim@munhwa.com
김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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